막 내린 코세페…소비심리 개선했지만 한계는 여전
행사 기간 이커머스 업체 매출 큰 폭 증가 ‘블랙프라이데이급’ 할인 어려워…차별화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라앉은 유통업계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는 아직 요원한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세페 기간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친 이커머스 업체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 G9가 동시 진행한 ‘빅스마일데이’는 지난 12일 자정(24시) 누적 판매량 4032만 개를 기록하며 행사 역대 최다 판매량을 올렸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총 12일간 진행하면서 하루 평균 336만 개씩, 시간당 14만 개씩, 1초에는 39개씩 판매된 수치다. 3500만여 개가 팔렸던 지난해 11월 행사보다도 15% 늘었다.
같은 기간 G마켓, 옥션 스마일배송의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빅스마일데이가 처음 개최된 2017년 이래 가장 좋은 실적으로, 평소 스마일배송의 일 평균 거래액과 비교하면 약 110% 높은 수치다.
11번가는 ‘2020 십일절 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11일 하루에만 거래액 2000억 원 이상의 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거래액은 2018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11일 거래액인 1470억 원 대비 37% 이상 증가한 수치다. 1분에 1억4000만 원 이상 판매된 규모다.
하루 구매고객 수는 114만 명이다. 구매고객 1인당 구매금액은 17만70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십일절(13만2500원) 대비 34% 늘었다. 11일 오전 11시에는 한 시간 동안 거래액 150억 원을 넘어서며 시간당 최고 거래액 기록을 경신했다. 하루 동안 판매된 상품 수는 499만 개로 역시 지난해보다 16% 늘었다.
이처럼 코세페가 열린 기간 동안 내수 진작 효과는 뚜렷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세페 추진위원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0 코세페 중간결산’에 따르면 코세페 개시 후 지난 일주일간(1~7일) 카드사 매출은 약 17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살렸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그동안 진행된 코세페보다 실질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쇼핑 축제 기간 동안 이커머스만의 잔치가 벌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코세페 중간결산 당시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세페 추진위원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0 코세페 중간결산’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증가 폭이 뚜렷했다.
지난 1~8일 대형마트 빅3의 오프라인 매출은 5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 증가했다. 지난 1~5일까지 백화점 3사의 오프라인 매출도 4138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이에 비해 온라인 주요 8개사 매출은 1조7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6.6% 늘었다.
일각에서는 통상적인 할인 행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근본적인 문제로는 국내 유통산업 구조가 일순위로 꼽힌다. 미국처럼 직매입이 아닌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할인 폭을 크게 늘릴 수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결국 행사 진행 시 유통사 의존도가 높을수록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때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됐으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코세페보다는 기업 자체 행사에 더욱 힘을 주는 분위기로, 연말까지 업체별 다양한 행사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