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대한항공이온다➀] 세계7위 항공사 눈앞…규모의 경제 vs 독 든 성배

'세계 7위' 규모 대형 항공사 눈앞…매출 20조·자산 40조 육박 대한항공 "비용 효율성 오른다"…'규모의 경제' 실현할까 인수자금 1조8000억·단기차입금 5조…'독 든 성배' 우려도

2020-12-02     한설희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아시아나와

국내 2대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위한 ‘첫 발’을 무사히 내딛었다. 법원이 지난 1일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제3자 배정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양사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아직 유동성 자금 확보 문제부터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등의 장애물이 남았지만, 이번 ‘빅딜’이 성사되면 운송량 세계 7위 수준의 ‘공룡 항공사’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3월 17일까지 '아시나항공 통합계획안'을 작성해야 한다. 남은 3개월 동안엔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비용 구조, 내·외부 계약 관계 등 전반적 상황을 집중 실사할 예정이다.

항공업계는 이번 합병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생산비가 절약되고 수익이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예상한다는 것이다. 

양사의 ‘빅딜’이 성사될 경우, 통합사는 항공기 243대(대한항공 164대·아시아나 79대)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루프트한자(280대), 에어프랑스(220대) 등 글로벌 대형 항공사 등과 맞먹는 ‘세계 7위’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 매출(12조 6834억 원)과 아시아나 매출(6조 9658억 원)을 합하면 통합사 매출규모도 약 20조원에 육박한다. 자산 규모도 대한항공(26조 6801억 원)과 아시아나(13조 4009억 원)를 합쳐 약 40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 저비용항공사(LCC)까지 합하면 매출과 자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양사의 항공 노선을 통합하면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져 비용 절감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사는 그동안 양사가 경쟁적으로 운영했던 ‘장거리 노선 운임’을 줄이고 효율성 위주로 재편성할 수 있다. 기재와 정비사업 등 양사 중복 비용도 절감된다. 보잉사나 에어버스 등 항공업 제조업체와의 차후 협상에서 고점을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항공시장 공급 경쟁이 완화되는 만큼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 약 1조 8000억 원이 대한항공 측엔 재정 부담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에 성공해 2조5000억 원의 인수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통합사의 단기차입금 등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만 5조2000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초대형 항공사의 출범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는 이유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재정 문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정면 돌파하고 나섰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동성 문제는 계약금 및 영구채 인수로 해결될 것”이라면서 “부결을 대비해 대비책도 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만 봐도 통합은 좋은 일로 보인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