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제약사 女임원 비율] 한미 20%대…대웅은 ‘유리천장’ 심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국내 5대 제약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2년 연속 14%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다른 회사에 비해 여성 임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한미약품이 만든 착시 현상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 한미약품, 종근당,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5대 제약사 전체 임원 총 143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20명, 전체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총 139명 중 18명으로 12.9%, 2019년에는 총 139명 중 20명으로 14.4%의 비율을 기록한 바 있다. 2018년 이후 2년 연속 14%대를 유지하며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상은 사뭇 다른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미약품의 전체 임원은 41명, 이중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을 포함해 10명이 여성 임원으로 24.4%의 여성 임원 비율을 보였다. 국내 5대 제약사 전체 여성 임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여성 임원 비율을 2018년 23.1%, 2019년 23.7% 등으로 매년 늘렸다. 제약사의 유리천장을 허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종근당도 여성 임원 수를 매년 늘렸다. 2018년 총 임원수는 42명, 이중 여성 임원은 3명으로 7.1%의 비율을 보였지만, 2019년 여성 임원은 5명(임원수 46명)으로 증가, 비율은 10.9%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총 임원수는 43명으로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1명 증가, 총 6명으로 14%를 차지했다. 유한양행 역시 2018년 4.5%, 2019년 4.0%, 2020년 3분기 7.41% 등으로 여성 임원 비율이 늘었다.
반면,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여성 임원 비율 10%대가 깨졌다. 2018년 14.3%, 2019년 18.2%로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총 임원 수 25명 중 여성 임원 2명으로 8%를 기록했다.
유리천장을 가장 여실히 보여준 제약사는 대웅제약이었다. 지난해 3분기 대웅제약의 여성 임원은 0명, 지난 2년 간 상황 역시 이와 비슷했다. 2018년 총 8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은 1명이었으며, 2019년도 동일했다. 줄어든 여성 임원 1명은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를 위해 영입됐던 양윤선 사외이사(메디포스트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