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 시대 본격화…‘신동원만의 먹거리’ 찾는다
해외 시장 개척과 건기식·대체육 등 신사업 눈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농심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장남 신동원 부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그간 농심이 라면과 스낵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경쟁 심화로 해외시장 개척, 새 먹거리 발굴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신사업 안착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돌입했다. 당시 고(故) 신춘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고 신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추후 차기 회장에 신 부회장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부회장은 1958년생으로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1994년 농심 전무, 1997년 농심기획 대표이사, 1997년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에 올랐다. 2000년에는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회사 경영을 책임져왔다.
농심이 일찍이 후계 구도를 정리해왔다는 점도 신 부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故 신 회장은 2000년대 초에 이미 후계 구도를 확정했다. 지난 2003년 농심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를 설립했으며, 신 부회장은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기준 신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의 지분이 13.18%다. 형제들과의 지분 차이가 큰 만큼 경영권 다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본격적인 신 부회장 시대가 개막하면서 농심의 향후 사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이 현재 농심의 중심 사업인 라면과 스낵 이외에 새로운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식품 사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라면·스낵 카테고리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농심 입장에서도 신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 부회장도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최근 주총장에서 신성장동력으로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사업 등을 꼽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출시한 콜라겐 제품의 경우 건기식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대체육은 제대로 출시를 하고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농심은 올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에 접목한 브랜드다.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총 18개 제품으로 구성했다.
올해 회사 측이 주총에서 밝힌 4대 중점 과제도 이와 맞닿아있다. 농심은 올해 △브랜드 체계적 관리 △글로벌 시장 개척 △신성장동력 확보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 성장 등을 목표로 경영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농심은 올해 글로벌 시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중국 청도 신공장, 미국 LA 제2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을 위해 전략적 제휴, 스타트업 등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