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민주당 ‘조직력’, 선거 결과 바꿀 변수 될까
민주당, 조직 힘에 기대 걸지만…‘조직’은 ‘바람’ 못 이긴다는 관측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다른 선거 때와 달리, 유독 이번 4·7 재보궐선거 취재 과정에서는 ‘조직 선거’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더불어민주당이 제7회 지방선거와 제21대 총선에서 압승하며 역대 그 어느 정당보다 강력한 ‘조직력’을 갖췄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였던 여당이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을지가 정치권의 큰 관심사 중의 하나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때문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오늘까지도 여당의 조직력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오가고 있습니다. 우선 ‘조직의 힘’에 높은 점수를 주는 정치권 관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재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투표율이 낮아지면 ‘적극 투표층’인 조직을 많이 가진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깜깜이’ 기간 이전에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득표율은 박빙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바로 여기서 기인합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캠프에서도 이런 우려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4일 <시사오늘>과 만난 문혜정 공보단장은 “지금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보궐선거는 조직이 강한 선거기 때문”이라며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24개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여러모로 선거에 동원하는 것이 훨씬 용이할 것이다. 절대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5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0년 동안 우리 당의 서울 조직이 많이 무너졌다. 조직 표로 따지면 민주당하고는 상대도 안 될 것”이라면서 “오 후보를 지지하시는 중도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시느냐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조직 규모를 민주당의 절반 이하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직력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보병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조직의 힘은 면대면(面對面) 접촉에서 발휘되는데, 코로나19 탓에 대면 선거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조직이 승패를 바꿀 정도의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애초에 조직력으로 ‘바람’을 잠재우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소규모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는 조직이 선거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유권자만 800만 명에 달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조직’이 ‘여론’을 이기기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도 “박빙의 승부에서는 조직의 차이가 승패를 가를지 몰라도, 지금처럼 여론이 한쪽으로 몰렸는데 조직이 그 여론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민주당의 강한 조직, 과연 선거 결과를 바꿀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