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르랴’ 쿠팡, 적자 확대에도…“신사업 육성 계속”
상장後 첫 분기 실적 발표…매출 역대급인데, 영업손실도 커져 김범석 "아직 성장주기 초기 단계"…신선식품·음식배달 등 전국적 투자 지속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이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첫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동시에 적자도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쿠팡은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올해도 신사업 투자를 이어가면서 공격적 투자 기조를 강화할 전망이다.
13일 쿠팡은 2021년 1분기 매출 42억686만 달러(한화 약 4조734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매출 중 가장 큰 규모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2019년 연간 매출 7조1531억 원, 2020년 연간 매출이 13조9236억 원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쿠팡의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만성적자 현상도 확대됐다.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억9500여만 달러(한화 약 3321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180% 증가했다. 쿠팡은 8700만 달러(한화 약 979억 원) 규모 일회성 주식 보상비용이 반영된 데다, 투자와 고용 증가로 인해 일반 관리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활성 고객 수도 공개됐다. 1분기에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구입한 적 있는 고객'을 의미하는 활성 고객 수는 1604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1328만여 명) 대비 21% 늘었다. 활성 고객 1인당 매출은 약 262달러(한화 약 29만4800원)로, 지난해 1분기 182달러(한화 약 20만4800원)보다 44% 증가했다.
그동안 쿠팡은 매출과 적자가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 속에서 시장을 장악해왔다. 올해 1분기 적자 확대라는 성적표를 받은 뒤에도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재투자와 신사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쿠팡은 신선식품 배송 로켓프레시와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 모두발언에서 “쿠팡이츠는 소규모로 시작해 지난해 중반까지는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했지만 1년도 안 돼 제주도까지 진출하며 현재는 전국적인 서비스가 됐다”며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음식배달 카테고리는 지난해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쿠팡의 침투율은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상장 이후 마련한 실탄으로 전국 단위 물류센터 확충과 ‘단건 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뉴욕증시 상장 이후 쿠팡이 지난 두 달간 발표한 투자금액만 총 8000억 원, 직접고용계획은 6500여 명에 달한다. 뉴욕증시에서 대규모 글로벌 자금을 조달한 쿠팡은 전북, 경남에 이어 충북까지 전국적으로 투자와 신규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성장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오는 2022년에는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