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의 전쟁③] 국내 PET 생산량 1위, 롯데케미칼 해결법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롯데케미칼은 국내 1위 PET 생산업체다. 그래서인지 바이오-PET 생산도 일찍이 시작했다. 바이오페트를 생산하는 기업은 태국의 인도라마(Indorama), 대만의 파이스턴(Far Eastern)과 함께 롯데케미칼까지 3곳뿐이다.
바이오 페트는 기존 PET공정 대비 이산화탄소(CO2)를 약 20% 저감해 제품생산이 가능한 데다 100%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페트와 달리 구성 원료 중 30%를 차지하는 MEG를 석유가 아닌 사탕수수를 이용해 생산한 바이오 MEG로 대체해 만든다. 이 과정에서 일반 페트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 페트는 생수용이나 화장품 용기는 물론 섬유, 자동차 부품 및 내장재, 전기‧전자 구성 제품 등으로 폭넓게 쓰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바이오 PET 생산량이 연간 8000톤일 때, 기존 PET 공정 대비 이산화탄소를 약 3800톤 저감할 수 있다”며 “1만1000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01톤에 불과하던 바이오 페트 내수 판매량은 2018년 264톤, 2019년 1528톤으로 급격히 늘더니 지난해 2000톤을 달성했다. 4년 사이 20배 성장한 것. 현재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바이오 페트는 7만 톤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2019년 사이 바이오 페트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며 “우리나라도 유럽 등과 같이 페트병 만들 때 재활용 제품을 사용해야만 하도록 법이 제정된다면, 그 성장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오 페트 생산을 여수 공장이 맡고 있다면, 울산 공장은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그린팩토리’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2공장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11만 톤 규모의 C-rPET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C-rPET는 폐PET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만드는데, 기존에 기계적으로 재활용되기 어렵던 유색, 혹은 저품질 폐PET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반복적 재활용에도 품질 저하가 없어 친환경적이다.
롯데케미칼은 해중합 및 C-rPET 사업을 2030년 연간 38만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PET 전체를 C-rPET로 전환하겠다는 것.
앞서 롯데케미칼은 ‘그린 프로미스 2030’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에서 매출 6조 원, 재활용 제품 판매를 100만 톤까지 확대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48만 톤을 바이오 PET와 C-rPET가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폐페트병으로 가방과 운동화를 만들어 팔자”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보자”
롯데케미칼은 재미있는 생각을 했다.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업체, 이를 분쇄해 원료화할 수 있는 업체, 원사와 원단을 통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 등을 모아 폐플라스틱으로 패션을 만드는 것. 이 과정에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7개 업체가 함께했다.
#페트병 한 개를 재활용해 신발끈을, 페트병 7개를 이용해 안감 메시를 만든다. 피혁업체에서 남은 자투리 가죽을 재활용해서 신발 가죽을 생산하고, 인솔은 코르크나무 껍질과 고무나무 원액으로 제작한다.
한 해 버려지는 신발은 250억 켤레. 이 신발들이 만드는 이산화탄소는 3억4000만 톤으로 100개 석탄발전소가 1년 동안 뿜어내는 양과 같다.
일반 신발의 경우, 밑창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만 100년. 하지만 롯데케미칼이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만드는 신발은 4개월 안에 88%가 생분해된다. 특히 합성섬유나 합성고무 대신 재생원료로 신발을 제작하면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롯데케미칼 측 관계자는 “MZ세대들의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ESG가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롯데케미칼도 착한 제품 만들기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