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박진 “차기 대통령, 글로벌 리더십과 인맥 필요”
박진 국회의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튀는 언행·포퓰리즘으로 높인 인지도는 무의미” “바이든 대통령, 제 대선 출마 사실 알고 있을 것” “문재인 정권, 대한민국을 안보 위기로 몰아넣어” “정은경 18번 사과하는데…文 대통령은 뭐하나” “이재명식 기본소득, 돈 뿌리기 포퓰리즘일 뿐” “당 지도부, 철저한 중립·경선 불개입 천명해야” “국민의당과의 합당 결렬 아쉬워…반문세력 뭉쳐야” “대한민국 경제 살리려면 외교와 통상부터 잘 해야” “당선되면 외치에 노력…경제 실무는 총리가 맡을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2008년 7월, 미국 워싱턴 DC.
두 사람이 만났다.
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3선 국회의원인 박진 의원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미 상원 외교위원장 조 바이든이었다.
특유의 친화력과 능숙한 외국어 실력 덕에, 박 의원은 바이든과 금세 친분을 쌓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바이든이 물었다.
“당신은 언제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입니까?”
직설적인 질문에 조금 당황했지만, 박 의원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언젠가는 출마할 겁니다.”
그러자 바이든이 농담을 건넸다.
“대통령을 하려면 빨리 하는 게 좋습니다. 늦게 하면 당신보다 젊은 사람이 와서 먼저 나갈 겁니다. 하하.”
이때 바이든이 말한 ‘젊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당시 오바마로부터 부통령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그는, 8년 동안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일한 뒤 올해 1월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바이든과 격의 없이 농담을 나누던 박 의원은, 내년 3월 9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13년 전 바이든과 만났던 그 날을 회상하면서.
워싱턴에서 만나 미래의 꿈을 이야기했던 두 사람은 과연 양국의 대통령 직함을 달고 재회할 수 있을까. 박 의원이 그리는 미래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시사오늘>은 8월 19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박진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 캠프를 찾아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재명식 기본소득, 돈 뿌리기 포퓰리즘일 뿐”
여의도에서 ‘박진’이라는 이름은 ‘스마트(Smart)한’, ‘신사적인’ 등의 형용사로 수식된다. 서울대 법대에서 학사, 하버드대에서 석사,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면서도, 국회 보좌진들로부터 ‘함께 일하고 싶은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간적인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말’을 하지 않는 성향 탓에, 일반 국민들로부터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야권 대선 후보군’에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박 후보가 왜 제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지부터 물었다.
-대선 후보군으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는데,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뭔가.
“작년 4월에 열린 제21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로 돌아온 뒤로, 1년 동안 문재인 정권 하에서 우리 대한민국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생생하게 지켜봤다.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을 후퇴시키고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외교·안보 모든 분야에서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대한민국을 하나로 뭉쳐서 미래로 나아가기는커녕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국가를 후퇴시키는 모습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 제가 나서서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고,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존경받기 위해서도 글로벌 리더십과 인맥을 가지고 있는 제가 차기 대통령의 적임자라고 본다.”
-4선 의원이라는 중량감에 비해 대선 후보로서의 인지도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낮은 인지도라는 약점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다른 후보들보다 뒤늦게 출마 선언을 하다 보니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튀는 언행을 하고, 자극적인 발언을 하고, 돈 뿌리기 포퓰리즘을 해서 인지도를 높이는 건 장기적으로 무의미하다.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외교·안보 전문가고, 경제나 교육, 과학 쪽에서도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혁신적인 공약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비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당에 정책 토론회 같은 다채로운 무대를 요구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경선이 치러지면서 제 전문성과 글로벌 비전, 대한민국 리더에게 필요한 글로벌한 인맥 같은 것들이 알려지고, 구체적인 공약이 드러나면 경선 판도가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
-박 후보의 ‘글로벌 인맥’ 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떠오르는데,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제가 3선 의원이고 바이든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8년 7월에 바이든의 집무실에서 독대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바이든과 한미동맹이나 남북관계, 북한 핵문제 같은 외교 현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는데, 바이든이 대뜸 ‘언제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이냐’고 묻기에 언젠가 미래에 출마할 거라고 얘기했더니, ‘대통령 출마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껄껄 웃더라. 그래서 둘이 같이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도 제18대 국회에서 제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바이든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카운터파트너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아직까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전이던 1월 20일에 당선 축하 메시지를 담은 서신을 백악관으로 보냈다. 아마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제 대선 출마 사실도 보고받지 않았을까 싶다.”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낙제점이다. 한미동맹은 신뢰가 손상됐고, 중국한테는 업신여김을 받고, 일본과는 아예 대화가 끊겼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고립되고 소외된 적이 있었나. 문재인 정권은 오로지 북한만을 외쳤지만, 북한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보란 듯이 폭파했다. 우리나라 해수부 공무원을 서해상에서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비핵화는커녕 핵무장을 강화하고 미사일까지 개발해서 우리를 위협한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항의 한마디 못하는 게 문재인 정권의 현실이다. 이러니까 북한은 한술 더 떠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까지 압박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안보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문재인 정부의 ‘백신 외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누가 봐도 실패 아닌가. 저를 비롯해서 야권이 작년 12월부터 백신 스와프(swap)를 주장했는데도 ‘백신 확보는 정부만 믿으라’고 호언장담하더니 그 결과가 어떤가. 모더나 백신 수급은 어이없는 차질을 빚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해서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다. 정부의 안일함과 실책으로 인한 백신 참사다. 오죽 답답했으면 저와 최형두 의원이 5월에 워싱턴과 뉴욕에 가서 미국 의회, 행정부,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나고 백신스와프를 통한 신속 지원을 요구했겠나.
아시겠지만 지금 미국은 누구든지 길을 가다가 약국에 들러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들은 자동 폐기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 남는 여유분 백신을 우리에게 빌려주면, 우리가 나중에 되갚겠다는 게 백신 스와프 아이디어다. 지난 5월에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지금이라도 한미 백신 협력을 위한 적극적이고 초당적인 백신 외교를 펼쳐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아시아의 백신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에는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정말 실망스럽다. 일단 백신 접종에 대한 기준이 들쭉날쭉하다. 교차 접종을 하지 말라고 하더니 언젠가부터 적극 권장으로 바뀌고, 접종 간격을 꼭 지키라더니 조금 늦게 맞아도 이상 없다고 하고…. 정부 정책이 이렇게 갈팡질팡하면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나.
게다가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국회 운영위 출석 요구도 무시하고 두문불출(杜門不出)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국민 앞에 18번이나 고개를 숙였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뒤에 숨어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확진자가 많지 않다는 옹호 의견도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전 세계 확진자가 증폭된 와중에도 우리나라가 버티고 있는 건 현명한 국민들의 방역 동참과 의료진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과학적이고 비민주적인 거리두기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문화예술인들의 무조건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방역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40%를 상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할까.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가 나오고 있지만, 같은 조사에서 부정평가는 50%를 훌쩍 넘는다. 또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 과반수는 정권교체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와중에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국정 어젠다나 정책 공방은 없고 서로 인신공격과 반일(反日) 프레임 씌우기에만 혈안이다. 보고 있기 민망한 수준이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네거티브 경쟁이 아닌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고, ‘드림팀’을 만들어 수권능력을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재정을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소득주도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지역화폐로 소상공인 매출을 늘려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건 임금을 대폭 올리고 재정 투입으로 그 충격을 완화해 성장한다는 소득주도성장과 다를 바 없는 얘기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생산성 증가 없이 재정으로만 경제성장을 한다는 건 경제학 이론에도 없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생산성 증가를 위한 노동과 일자리주도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본소득은 재원 마련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전무(全無)한 상태다. 근로의지 저하나 기존의 사회안전망 약화 같은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이 없다면, 기본소득은 돈 뿌리기 포퓰리즘일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 철저한 중립과 경선 불개입 천명해야”
박 후보는 일관되게 ‘야권 통합’과 ‘원팀 정신’이 정권교체의 열쇠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일부 대선 후보들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으로서, 최근 국민의힘의 내홍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토론회 개최 문제로 한동안 당이 떠들썩했는데, 이준석 대표와 몇몇 대선 주자 간 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당대표와 후보가 설전을 벌이고 진실 공방을 하는 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우리 얼굴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과 자존심을 위해서 논란을 계속하는 건 해당(害黨) 행위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 지도부는 다시 한 번 철저한 중립과 경선 불개입을 천명하고, 후보들도 네거티브 공세나 정책 경쟁을 가장한 상호 비방을 일체 중단해야 한다.”
-공방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가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한다는 시각도 있었는데.
“당내 경선의 핵심은 ‘공정’과 ‘투명’이고, 공정 경선의 출발은 지도부의 철저한 중립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서 당 지도부가 경선에 영향을 끼친다든가, 중립을 훼손한다든가 하는 식의 개입은 없어야 한다. 불필요한 말과 행동이 서로가 서로에게 오해를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당 지도부부터 심기일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나.
“이 대표가 23일에 경선 준비 과정의 분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나. 경선 토론회를 두고 벌어진 월권 논란이나 녹취록 진실 공방으로 당이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이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서 갈등이 정리됐다고 본다. 앞으로 이 대표도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대선 주자들도 당대표를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지금 여당이 반민주적인 언론중재법을 강행처리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이슈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 26일에 선관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 이 대표도 여당을 상대로 투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결렬된 데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누구의 책임인지를 떠나서, 통합이 무산된 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권교체를 위한 필수조건이 통합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무산됐지만 외연 확대와 중도 확장을 위한 국민의힘의 노력은 계속돼야 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대통령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더 큰 2번’을 주창했던 초심을 지금이라도 돌아봤으면 한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간에 문재인 정권 연장을 막으려는 모든 세력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윤석열 예비후보가 정계 입문을 선언한 후 여러 설화에 휩싸였는데, 윤 후보의 대권 경쟁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윤 후보가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린 공정과 사법 정의를 지키기 위해 전면에서 맞선 원칙 있는 모습을 높이 평가한다. 국민들도 그런 윤 후보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고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도 매우 잘된 일이라고 본다.
다만 주120시간, 대구 민란, 부정식품 같은 발언을 한 건 표현이 좀 과하고 직설적인 측면이 있었고, 후보자 토론회 참석을 두고 벌어진 사태는 유감스럽다.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정책 공약이 나오지 않은 게 뜻밖이다. 결국 후보자 본인의 강렬한 색채와 국가 지도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해야 여당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데, 아직 그 부분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일각에서는 후보 간 연대설도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연대설을 들어본 적은 없다. 이번 경선에는 저를 비롯해서 10여 명이 참여하게 될 텐데,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것은 정략적 연대나 세 대결이 아니라 다양한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흥미롭고 다채로운 경선이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성과 글로벌 비전을 바탕으로 이번 경선이 한국 정치사에 전에 없던 품격 있는 정책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경제 실무는 총리가 이끌게 하고 대통령은 외교·안보 챙길 것”
스스로도 인지하듯이, 박 후보의 최대 강점은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전문성이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외치(外治)뿐만 아니라 내치(內治)에도 신경 써야 하는 자리다. 박 후보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문제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물었다.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잘못된 국가 지도자가 빼앗은 국민들의 자유를 되찾아 주는 일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정치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편향된 좌파 이념에 사로잡혀서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나라를 후퇴시켰다. 그 결과 외교는 실종되고 안보는 무너졌다.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지만, 외교·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외교에 실패하면 전쟁을 피할 수 없고, 안보에 실패하면 경제가 무너진다. 외교와 안보가 받쳐주지 않으면 한 나라의 경제는 유지될 수가 없다. 더욱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는 해외시장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경제가 살려면 외교와 통상이 잘 돼야 한다.
지금 우리 당 대선 후보들만 봐도 검사·판사 출신 법조인들이 다섯 명이나 있고 경제 전문가들도 있지만,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 전문성과 경험을 갖고 비전과 정책을 내놓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는 당이 주도해서 여야 협상을 맡도록 하고, 경제는 국무총리가 실무적인 행정책임을 지고 이끌게 하고, 대통령은 정치와 경제를 두루 살피면서 고유 권한과 책임인 외교·안보를 확실히 챙길 생각이다.”
-모든 후보가 공정과 정의를 말하고 있지만, 공정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려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박 후보가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는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다. 공정은 개인이 균등한 기회를 갖고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을 하며, 그 과정에서 타인에 의해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의는 자유가 침해됐을 때, 이것을 제도적으로 회복하고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 전체의 노력을 의미한다고 본다. 문재인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무너뜨렸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공정과 정의가 바로서면 국민들이 진정한 자유를 즐길 수 있을 거다.”
-공정과 정의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지금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과 집값 폭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신음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나.
“청년 실업과 집값 폭등은 청년들에게 미래가 걸린 절박한 문제다. 우선 청년들이 원하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에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또 청년 벤처사업과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영국의 시장주도형 창업생태계인 ‘테크시티(Tech City)’를 벤치마크해 규제 프리존을 만들 거다. 이렇게 하면 집권 5년 동안 100만 개 이상의 미래유망산업 중심의 디지털 기술 일자리 창출할 수 있다.
집값의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상적인 규제 방식인 임대차 3법을 폐지하고, 수요억제정책이 아닌 합리적인 공급정책으로 전환할 생각이다. 또 청년들도 쾌적하게 도심에서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살 수 있도록 양질의 고밀도형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을 활용해 개발 가능한 토지를 비축·공급할 수 있는 ‘토지은행’을 활성화하고, 적기에 필요한 토지를 공급하도록 할 생각이다.”
-교육감직선제 폐지, 혁신학교·자유학년제 폐기 공약이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공약을 내세우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이나 영국, 일본, 독일 같은 선진국들을 보면,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교육감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일반 시민들이 교육감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따로 놀게 되면, 그 부작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 선정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하자는 게 제 생각이다.
혁신학교는 중간·기말평가가 없는 ‘자유학년제’ 도입으로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초래했다. 또 편향된 이념교육으로 학부모들의 불신도 받고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도록 고교학점제를 도입해서 학교 밖 다양한 학습경험도 학점으로 인정하고, 2025년 폐지 예정인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도 존치시켜서 학생 선택권을 존중하겠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면.
“제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는 국내적으로 ‘공정과 정의’를 회복해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대외적으로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국민소득 5만 불 시대를 앞당기고, 대한민국을 G7을 넘어 G5를 지향하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