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규제 풀린다…2금융은 우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금융당국이 실수요자인 서민에 맞춰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2금융권은 낙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을 가계부채 총량관리에서 제외하는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세대출 규제 완화 대신 늘어나는 가계부채 보완 대책으로 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DSR이란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지난 14일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관련해 DSR 관리의 강화와 제2금융권 대출 관리 등이 들어갈 것임을 언급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2금융권의 남은 올해 대출 여력은 약 1조14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업계는 이미 대출총량 목표치를 초과했으며 저축은행의 남은 대출 여력은 7000억 원, 보험사의 대출 여력은 4400억 원 규모다.
현재 1금융권은 DSR 평균 40%, 2금융권은 DSR 평균 60%를 적용 중이며 카드론은 내년 7월까지 DSR 규제가 유예된 상태다. 업계 내부에선 2금융 DSR을 60%에서 40%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2금융권 대출 옥죄기에 나선 이유로 근래들어 부쩍 증가한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의 대출 잔액이 원인으로 꼽힌다.
2금융권의 남은 대출 한도는 1조1400억 원인 것에 비해, 올해 2금융권의 대출 규모는 3조 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88조31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7% 증가했다. 카드사들의 대출잔액은 주요 8개 카드사의 대출 잔액은 56조 원을 상회하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5.8% 증가했다.
보험사 대출잔액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났다. 올해 보험사들의 대출잔액은 260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8% 이상 증가했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엄격한 대출 규제로 많은 사람들이 2금융권으로 찾아와 대출을 받는 중"이라며, "가계대출 규제와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2금융권까지 규제를 강화하게 된다면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사채로 내몰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