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3분기 경제성장률 ‘쇼크’…4분기 가장 먼저 반등할 국가는?
한국, 수출 제외하고 소비·투자 감소…4분기, 3분기보다 개선되지만 악재 지속 헝다사태, 전력난 등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정부정책 따라 호전되거나 악화 미국 ISM제조업 지수, 경기확장세 보여주는 지표…소비도 경기반등에 힘보탤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한국과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오는 28일 3분기 GDP 성장률 발표를 앞둔 미국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위축됐던 세 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4분기에는 기지개를 켜며 반등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수출 제외하고 소비·투자 감소…4분기, 3분기보다 개선되지만 악재 지속
27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3%를 기록해 KB증권의 예상(0.6%)과 시장 예상(블룸버그 0.6%)을 모두 하회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3분기 국내 경제 성장이 둔화된 요인으로 △ 델타 변이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 글로벌 병목현상 △ 물가 상승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성장둔화요인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3분기 △ 민간소비 △ 건설투자 △ 설비투자가 전기대비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각 -0.1%포인트, -0.4%포인트, -0.2%포인트로 분석됐다. 민간소비와 투자가 3분기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반면 순수출과 정부지출은 3분기 GDP 성장률을 각각 0.8%포인트, 0.2%포인트 높이며 3분기 경제성장률을 선방했다.
4분기 경제 전망과 관련해 KB증권은 3분기보다 성장이 확대되며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 70%를 상회하는 백신 접종 완료 비율 △ 2차 추경 효과 △ 연말 소비 시즌 때문에 위축됐던 민간소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단계적인 '위드 코로나' 시행과 정부의 확정적 재정정책 기조도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3분기 부진한 경제성장률로 인해 올해 성장률 전망은 기존 4.0%에서 3.9%로 0.1% 내렸고 내년 성장률 전망은 기존대로 2.9%를 유지했다. △ 국제유가와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세 △ 중국 경기둔화 △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장기간 지속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2%대로 관측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정부가 6개월간 유류세를 인하했지만 고유가와 재정 여건 악화는 소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 반도체 칩 가격 하락 등 교역 조건 악화로 인해 국내총소득(GDI) 성장세는 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헝다사태, 전력난 등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정부정책에 따라 호전 되거나 악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크게 둔화했다. 또한 투자, 소비, 생산 부문에서 트리플 부진이 확인됐다.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3분기 GDP 성장률 4.9%는 지난해 2~3분기 성장률을 제외하면 92년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고 평가했다. 성장률 둔화요인으로 △생산자물가 압력으로 대변되는 비용상승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 △헝다사태 등 부동산 투자 위축 △각종 정책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4분기 중국 경제 전망 관련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성장률 쇼크가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긴축 사이클, 부동산 시장 위축이 중국 성장률을 더욱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여기에 전력난과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조업 차질이 중국 경기사이클의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헝다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위축과 전력난 장기화 등이 중국경기의 둔화 폭을 확대한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남은 2개월(11월,12월) 동안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중국 경기사이클이 4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4분기를 저점으로 경제가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거나 아니면 경기사이클에 하방 압력을 가해 성장이 더뎌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미국 ISM제조업 지수, 경기확장세 보여주는 지표…소비도 경기반등에 힘보탤것
미국도 중국과 한국처럼 3분기 경제 성장률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4분기 경제 모멘텀(동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28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쇼크는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GDP 성장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는 ISM 제조업 지수가 여전히 60pt 내외 등락을 보이는 것은 미국 경기의 강한 확장세를 뒷받침해주는 지표"라고 전했다. 이어 제조업 부문에서 수주가 미국 경제 호조의 또 다른 동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 수주를 통해 미국의 투자 사이클이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ISM 제조업 지수를 통해 미국 경기가 견조하게 확대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경제연구원은 "미국 내 코로나 19 유행이 진정 기미를 보여 3분기에 위축됐던 억압(pent-up) 소비도 4분기 또는 내년 초까지 이월되면서 GDP 성장률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 고용시장 회복세가 점차 탄력을 받음에 따라 3분기 위축됐던 소비가 경기 반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