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JDC 이사장, “많이 아픈 제주…홍가포르 모델 대신 생태문명 중심지 돼야”

[동반성장포럼(74)] “JDC, 개발자서 통합자로 거듭나야…도민에게 다가설 것”

2021-10-29     장대한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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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제주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그간 벤치마킹해 온 홍가포르(홍콩+싱가포르) 발전 모델을 벗어던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산업문명 개발 중심의 접근법 대신 제주 고유의 정체성과 생태환경을 우선시 한 생태문명 중심의 독자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문대림 이사장은 지난 28일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제80회 동반성장포럼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한 동반성장과 지역상생의 길'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연과 공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시대적 흐름과 인식 속에서 제주가 친환경 생태문명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물론 문 이사장의 직책을 감안하면, 이같은 발언은 모순적으로 들리기 십상이다. 대한민국과 제주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설립된 JDC를 이끌며 제주의 동북아 허브 도시 육성과 개발을 주도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JDC 역시 지난 2002년 설립된 이래 제주로의 투자 유치와 단지 개발 사업 프로젝트들을 집중 진행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계획에 수반된 다양한 문제들과 갈등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연 내내 거듭 밝혔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주의 핵심가치인 '청정'과 '공존'을 담아내지 못한 부분과 환경 이슈 등을 극복해야만 JDC가 단순한 '개발자' 역할에서 진정한 의미의 '통합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 이사장은 "JDC는 UN이 새천년 개발목표를 발표하고, 산업문명이 피크에 달했던 시기인 2002년에 설립된 만큼, 빠른 성장을 위한 개발 프로젝트들을 집중적으로 진행해왔다"며 "다만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홍가포르 모델의 개발 방식이 제주 고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와 함께, 제주도민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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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 이사장은 "제주도가 많이 아프다"며 불편한 진실들도 가감없이 꺼내들었다. 제주 난개발과 오버 투어리즘(제주 자체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 유입)에 따른 쓰레기 대란과 하수 처리 문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해결하고자 문대림 이사장은 JDC의 3차 종합개발계획에 처음으로 환경 관련 사업들을 적극 펼친다는 방침을 전했다. 하수 슬러지 처리를 위한 용역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생활 쓰레기 처리와 관련서는 플라즈마 열분해 공법을 활용한 시범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문 이사장은 "지금부터 3~4년간은 회복과 갈등 치유에 대한 대안들이 제시될 것이고, 이같은 흐름에 JDC가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 1차(농축산)·3차(서비스) 중심의 산업 생태계 역시 제주형 4차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견지했다. 지속가능한 경제구조의 근간이 될  제주혁신성장센터에서는 4차산업 혁신기업과 스타트업 육성, 신산업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현재 66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누적 투자 유치금만 284억 원에 달한다"며 "청정 제주에 걸맞게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부문 내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동반성장 가치에 부합하는 다양한 도민지원 중심 사업들도 지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개발이익의 지역환원 일환으로 마을공동체와 이음일자리 지원 사업, 향토제품 판로 확대를 위한 가치제주상점 개점 등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건강한 제주관광 생태계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이사장은 "제주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주만의 가치가 전제된 생태문명 중심의 상생 개발과 4차 산업 육성을 통해 제주의 산업구조 다변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며 "도민에게 다가서려는 노력들이 동반성장의 이념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문대림 이사장은 내년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사실상 시인하며, 제주 발전을 위한 JDC의 활동들이 계속해서 속도감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