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약비교②-기후] 李·心 ‘신재생에너지’ vs 尹·安 ‘탈원전 폐기’
기후 위기엔 공감…방향 달라 이재명…‘전기차 보조금 확대’ 윤석열…‘文 탈원전 정책 폐기’ 심상정…‘1가구 1자가 태양광’ 안철수…‘소형모듈원자로 육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역대 최악의 대선이다. 온갖 네거티브 설전이 난무하지만, 정치 철학이나 정책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그릴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에 <시사오늘>은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다섯 명의 대선 후보들의 각 분야 공약을 모아 비교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그들의 생각이 중요해서다. ②편은 ‘기후’다. <편집자 주>
이재명 “기후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통해 에너지 업무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00만 개의 그린 일자리를 창출해 그린산업 강국으로 도약을 꿈꿨다. 이를 위해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 산업을 지원하고, 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에 금융 및 인재를 지원하며, 화석연료 사업체 전환 지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이는 박정희 정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정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이은 탈탄소 시대에 걸 맞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뜻한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내연 기관차 판매 금지를 내세웠다. 또한 전기차 수요를 충족시키고 출고까지의 대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보조금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외에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및 공공부문 전기차 전환을 내놨다.
윤석열 “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기후악당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앞서 노동 정책과 마찬가지로 ‘반(反) 문재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현재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를 “실현 가능한 감축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문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내세웠으나, 이재명 후보는 50%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문 정부의 탈석탄을 위한 무리한 탈원전 포퓰리즘 정책으로 2020년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현 정책을 폐기하고, 대안으로 원자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산업적 전환에 대비하면서도 저탄소를 지향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원자력”이라고 설명했다.
심상정 “기후 위기를 위기로 인식한 첫 기후대통령 되겠다”
정의당은 ‘기후위기 대응’을 이번 대선의 제1강령으로 선정했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을 “탈탄소 사회 비전이 없으며, 사회경제개혁이 없다”고 지적하며, 사회경제개혁과 기후 위기를 함께 해결하는 정의로운 그린뉴딜 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 또한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50% 감축 법제화를 공약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 가동을 종료시키고, 이후엔 내연 기관차 신규 판매 금지를 내세웠다. 여기까지는 이재명 후보와 비슷한 기조다. 대신 1가구 1태양광에 준하는 ‘자가 태양광’을 설치해 재생에너지를 전력 생산의 5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비용 및 전환 영향을 받는 지역을 ‘정의로운 전환 특별 지역’으로 지정해 노동자들에게 빈틈없는 사회 보장과 일자리 전환 지원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전환 과정에서의 위험을 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떠맡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실효적인 탄소세 도입을 주장했다.
안철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믹스(mix)는 필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또한 윤석열 후보와 ‘반(反) 문재인’ 기조를 같이 했다. 안 후보 역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우리 여건에서 원전 없이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탄소 중립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혼합을 대안으로 내놨다.
이어 기후위기법 제정과 국가기후위기위원회 설치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차세대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SMR은 발전용량이 300MW급 정도인 소형 원자력발전소로,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동연 “기후 변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는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해왔다. 지난달에는 ‘괜찮아지구야’ 캠페인에서‘ 지구지킴이’로 활동하는 어린이들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공유했다. 그러나 아직은 뚜렷한 공약 없이,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제대로 만들고 실천에 옮기겠다”고만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