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력량 2% 쓰는 통신사들…RE100에 혈안인 이유는
KT, RE100 가입 최종 승인…2030년까지 탄소 로드맵 발표 LGU+, K-RE100 가입 추진…2050까지 75% 재생에너지로 통신사, 매년 국내 전력량 2% 쓴다…5G기지국·IDC로 탄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KT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가입을 최종 승인 받았다. SK텔레콤을 비롯해 국내 19개 기업만 승인 받았던 RE100 이니셔티브에 KT도 이름을 올린 것.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도 올해 말까지 ‘K-RE100’(한국형 RE100)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내 통신업계가 이처럼 ‘탄소중립’에 몰두하는 이유는 이통4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의 전력소비량이 국가 전체 전력량의 2%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KT, SK텔레콤 이어 RE100 가입…"2030까지 40% 재생에너지로"
2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최종 승인받고 오는 2050년까지 KT그룹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등이 주관하고 있어 엄격한 기준을 통해 가입을 승인한다. 애플과 구글 등 전 세계 370여개 대기업이 동참 중이다.
현재 RE100 이니셔티브 지위를 얻은 국내 기업은 KT를 포함해 총 20곳으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SK그룹 8개사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그룹 △도로교통공단 △롯데칠성음료 △KB금융그룹 △미래에셋증권 △고려아연 △한국수자원공사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 SK그룹 계열사와 함께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KT는 우선 오는 2025년까지 KT그룹 내 자원을 활용한 자체 재생에너지 확보에 주력하고, 에너지 신기술 분야 R&D를 강화해 RE100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REC(신재생 공급인증서)를 구매하고, 녹색 프리미엄과 PPA(전력구매계약) 등 외부 자원까지 활용해 총 에너지 사용량의 40% 수준을 재생에너지를 대체하는 것이 1차 목표다.
LGU+, K-RE100 가입…국내 전력 2%, 통신사가 쓴다
LG유플러스도 오는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탄소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으로 국내 64개 기업이 가입한 한국형 RE100(K-RE100)에도 가입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30년까지 약 53%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 또한 오는 2050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예상배출량의 25%를 자체 감축하고, 나머지 75%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전망이다.
업계가 탄소 감축에 몰두하는 이유는 통신 장비가 대량 설치된 기지국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이통4사 전력소비량은 9594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국가 전체 전력량의 2%에 달했다.
더욱이 통신사들이 지난 2011년부터 8년동안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은 2530만톤(t)으로, 국내 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0.53%를 차지했다. 이는 교통(0.46%) 부문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중 75%는 네트워크 장비, 15%는 IDC에서 나왔다. 오히려 사옥에서 발생하는 양은 10%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계 전반적으로 사용 에너지량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ESG 경영 차원에서 종이청구서를 전자 청구서로 변경하고, 에너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