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社, 성수기 전략 살펴보니…오비맥주 ‘홈술’-하이트진로 ‘유흥’
오비맥주, 가정용 제품 강화 움직임 하이트진로, ‘테라’ 앞세워 유흥시장 회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여름 성수기 맥주시장을 놓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년 여 만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본격적인 리오프닝을 기대하는 가운데 양사의 전략은 다소 엇갈린 눈치다. 오비맥주는 가정용 제품 강화에 무게를 둔 반면, 하이트진로는 유흥 시장 끌어올리기에 상대적으로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선 오비맥주는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8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021년 가정용 맥주시장 판매량 집계에서 점유율 52.7%로 제조사 중 1위 자리를 지켰다. 대표 브랜드 카스는 브랜드별 순위에서 점유율 38.6%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10위권에는 ‘카스 라이트’,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총 4개의 오비맥주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최근 내놓은 신제품들 역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는 성격이 짙다. 종류도 밀맥주, 발포주, 수제맥주 등으로 다양화했다. 지난 3월에는 첫 밀맥주 ‘카스 화이트’를 선보였다. 가정시장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밀맥주 품목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에는 프리미엄 발포주 ‘오엠지(OB Multi Grain, 이하 OMG)’도 출시했다. 발포주 시장은 ‘홈술’ 문화를 타고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일반 맥주보다 세율이 낮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세법상 맥주 세율은 72%지만 기타주류 세율은 30%다. 특히 최근 연일 치솟는 물가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발포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공들이고 있는 수제맥주도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orea Brewers Collective, 이하 KBC)’를 통해 아시아나항공과 여행 콘셉트의 수제맥주 ‘아시아나 호피 라거’를 선보였다. KBC와 아시아나항공, CU가 손잡고 출시한 인디어 페일 라거(India Pale Lager, IPL) 스타일의 수제맥주로, 편의점을 중심으로 가정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유흥시장에 강점이 있는 대표 브랜드 테라를 내세워 반등을 꾀하고 있다. 2019년 출시된 테라는 상승세를 타던 중 2년 넘게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서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출시 4년차를 맞은 ‘청정라거-테라’의 새 캐치프레이즈를 '리바운스'(Re-Bounce)로 정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침체된 유흥시장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맥주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이색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 출시한 테라 병따개 ‘스푸너’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인생네컷’과 협업해 한 달 간 ‘테라네컷’ 사진 프레임을 선보이고, 강남과 홍대에서 테라 전용부스도 운영한다.
위드 코로나 이후 유흥시장이 반등하면서 출고량도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거리 두기 전면 해제 직후 한 달간(4월 18일~5월 13일) 테라의 유흥시장 출고량은 2020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거리 두기 해제 직전 한 달과 비교했을 때는 95% 급상승한 수준이.
하이트진로는 회복세를 발판 삼아 점차 지방과 가정 채널로 테라 판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유흥시장 회복을 통해 테라 출시 4년차에는 보다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맥주 시장의 판을 뒤집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