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치이고, 편의점에 밀리고…SSM, ‘퀵커머스’로 반등 노린다

실적 부진 속 매장 거점화 빠른 배송 서비스 강화

2022-08-02     안지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유통업계가 근거리 빠른 배송, 일명 ‘퀵커머스’ 사업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기존 새벽배송, 익일배송 등 출혈경쟁에서 뒤처진 후발주자들이 근거리 배송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퀵커머스 시장으로 눈을 돌린 곳은 주로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이다. 이들은 이커머스 업체들에게는 없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중에서도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최근 퀵커머스 관련 물류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SSM은 대형마트보다는 작고 동네 마켓보다는 큰 준대규모점포로, 일반적으로는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을 지칭한다. 

SSM은 최근 부진에 빠져있다. 2일 각 업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롯데슈퍼는 영업적자 50억 원을 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12.3% 줄어든 1조4520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0.2%, 18.8% 감소한 1조2923억, 225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SSM 실적 하락을 두고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늘면서 업황 부진이 심해졌으며, 근거리 채널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 편의점과의 경쟁에서도 밀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도 이 같은 현실이 반영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8.4% 늘었으며 온라인 유통업체도 10.3% 증가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모두 성장했음에도 SSM 매출은 1.9% 오히려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일상용품(-4.9%)·생활잡화(-1.1%) 등의 비식품군(-3.3%)뿐만 아니라 식품군(-1.7%)까지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었다. 반면 상반기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10.1%를 기록했다. 

이에 각 업체들은 근거리 배송을 돌파구로 삼아 활로를 찾고 있다. 높은 비용을 들여 별도의 물류센터를 세우지 않고도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빠른 시간에 주문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주력 품목은 신선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2월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한 달간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은 오픈 이후 635% 늘었으며, 총 구매자 수도 627% 뛰었다. 전년 동월 대비 실적과 비교해도 매출과 총 구매자 수는 각각 150%, 158% 신장했다. 지난달 한 달간 재구매자도 전년 동월 대비 252% 증가했다. 최근엔 더 많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배송비 정책도 바꿨다. 그동안 구매금액과 무관하게 3000원을 부과해왔지만, 이달부터는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이 제공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1시간 즉시배송 외에도 이달 중 ‘도보배송’ 신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온라인 배송의 경우 ‘스피드e장보기’를 활용해 오프라인 점포의 반경 1.5km이내 소비자 주문을 1시간 내 배송하고 있다. 롯데슈퍼도 1시간 내 배송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배달앱 요기요와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하는 전국 즉시 장보기 서비스 ‘요마트’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요기요 앱을 통해 1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서울 노원구와 충남 천안시 등 점포 두 곳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전국 17개 시도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