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피할 수 없어”…“尹 정부 성과 안 보여” [추석 민심②-수도권]
“이재명 기소 피할 수 없는 일…법에 따른 확인 필요” “정치보복에 가깝다…김건희 여사 의혹도 해소해야” 尹 지지율 하락 “이준석 몰아내다시피 한 윤핵관 문제” “남 탓하기 식 독선적 태도·정책 등 성과 없는 무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덕담이 무색하다. 정치권 속사정은 전전긍긍이겠다. 추석을 앞두고 ①‘이재명 기소건’이 정국을 강타했다. 사필귀정 vs 정치보복. 점입가경이다. 민심의 밥상머리 여론이 궁금하다. ②대통령 지지율도 관심사다. 낮은 데다 박스권에 갇혀 있다. 왜 그럴까. <시사오늘>은 이 두 가지에 주목했다. 7일부터 연휴 기간 대면-비대면(통화·SNS) 방식으로 각지의 추석 민심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1. 이재명 기소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8일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가 백현동 용도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했다”,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한 것과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한 사실 등이다.
이 대표는 기소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직후인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의 억지 기소에는 늘 그래왔듯 사필 귀정을, 국민과 사법부를 믿으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민생에 주력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재명 기소’건에 대해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남녀 6명과 40대 여성 1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피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보는 시선과 “정치 보복에 가깝다”고 보는 시선이 공존했다.
서울시 성동구 양모(여·27·직장인) 씨는 “대선 때부터 대장동 의혹으로 말이 많았다. 언젠가는 짚고 넘어갈 사안이라고는 생각했다. 다만 타이밍이…민주당 당 대표 선출 직후에 이재명 대표 검찰 소환이 있었다. 정치 보복 측면도 섞여있지 않나 싶다.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의혹도 확실히 해소하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바뀔 때마다 정치 보복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문화는 이제 그만 끝냈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29세 남성 한모 씨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드러난 혐의가 많다. 검찰 입장에서도 법과 절차에 따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6세 남성 정모 씨는 “소환될 만하다.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죄가 너무 많다”고 했다.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는 정모(여·28·직장인) 씨는 “민주당 지지자여서인지 정치보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 가족 관련 의혹도 확실히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권모(여·40대 중반·직장인) 씨는 “의혹이 심하게 많지 않나. 그런 건 받아야 한다. 다만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등도 다 조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김모(여·26·직장인) 씨는 “조사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혐의가 없다면 더 당당하게 검경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 잇따라 사망하지 않았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을 때 애도부터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도리 아닌가. 관련 인물을 ‘모른다’고 일관하는 행동에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2. 尹 지지율, 낮은 이유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8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59%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공정하고 정의로워서’(24%) △‘결단력이 있어서’(23%) △‘국민과 소통을 잘 해서’(16%) 등이 꼽혔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34%)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27%) △‘적합하지 않은 인물을 고위직에 기용하여서’(17%) 등 순으로 나타났다.
본지와 만난 시민들의 경우 ‘부정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대 남성의 경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성과 없음·대선 공약 미 실행 등을 문제로 삼았다. 20대 여성의 경우 ‘정권 교체’를 내걸고 집권했는데 능력·도덕성 면에서 전 정권과 비교해 나은 게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2030과 6070세대의 연합으로 이뤄졌다. 현재는 사실상 계약이 파기된 상황처럼 보인다”며 “특히 2030 지지층을 공격하고 몰아내다시피한 소위 윤핵관들의 입장과 태도가 문제.”(남·29·한모 씨)
“공정과 상식이라는 키워드를 등에 업고 출범했으나 국정 운영 어디에도 제대로 된 공정과 상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비판을 하면 “전 정권은 더 했다”는 남 탓하기식 독선적인 태도와 출범 이래 뭐 하나 성과로 보여준 것 없는 무능 역시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고 생각한다.”(여·28·임모 씨)
“원래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견이 더 크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 건 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이 귀 막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는 듯 보인다. 당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는 등 허수아비같은 느낌도 있다. 주변 20대 남성들의 경우 군 관련 정책·여가부 폐지 등 후보 시절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 같아서 지지를 철회했다고 하더라.”(여·27·양모 씨·직장인)
“이번 정권은 경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인사 논란이 계속 터지는 등 신뢰까지 상실했다. 국민 입장에서는 일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투명하고 깨끗한 것도 아닌 정부를 왜 지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당선될 수 있었던 건 직전 정권에 대한 반발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 같은데 지금 정권은 공공부문 축소나 부정 인사, 독단적 결정 등 전전 정권의 과오를 답습하고 있어서 국민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것이 아닐까 한다.”(여·28·오모 씨·직장인)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건의 여파가 아직 크다고 본다. ‘사석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구나’, ‘대통령의 진심이나 실제 행실이 이렇구나’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본다. 잘못된 인사와 도어스테핑에서 실언도 지지율 하락 원인이라고 본다.”(여·40대 중반·권모 씨·직장인)
“보수 정당 지지자로서 추진 중인 정책이 없어서 실망했다. 임기 초에 정책을 몰아붙여 추진해도 모자란 마당인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MB는 반대에 부딪치더라도 보수를 만족시키는 정책이라도 펼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정책이라도 추진하면 지지하겠는데, 지금은 모르겠다.”(남·30·익명·직장인)
“지지율 하락할 만하다. 성과가 아무것도 없지 않냐.”(남·26·정모 씨·직장인)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