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인, 자격은? [주간필담]
청년에 기대는 청년 정치 넘어… 성장하려면 다양한 요소 갖춰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청년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자질과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는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청년’이라는 이름으로만 정치하려고 드는 사람이 많다”는 혹평도 적잖았다. 가깝게는 ‘고발사주 의혹’을 차치하고 조성은 전 브랜뉴파티 대표 등이 자질 면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청년 정치인.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청년 분야를 담당해 온 기자가 취재원들을 통해 들은 몇 가지를 토대로 톺아봤다. ‘청년 정치인이 정치인으로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이에 대한 전언쯤 되겠다.
첫 번째로 ‘겸손’이다. 청년 정치인은 현실적으로 혼자서 정치하기 힘들다. 기성세대와 함께 어우러져 도움을 받는 것은 필수적이다. 겸손하지 못하다면 기성 정치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직위를 믿고 오만하게 구는 청년 정치인들에게는 결국 화살이 돼 되돌아온다. 도움이 필요해 손을 내밀었을 때 거절당하고 다음 공천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소신을 가지라는 전언도 있었다. 용기를 갖고 할 말을 해야 한다는 것. 골자는 ‘예스맨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겸손하게 기성세대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신념도 없이 예스맨이 된다면 ‘자기 정치’를 하지 못한다. 기성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위해 의견을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나 때로는 정당과 지역 뜻에 반하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할 말은 해야 한다. '소신'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비전 있는 정치인임을 알릴 수 있다.
한 기성 정치인은 청년들에게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상대가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인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에는 수많은 사상과 담론이 오간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청년 정치인들도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유연하게 상대를 인정해야 한다.
‘나’만 옳은 것이 아닐뿐더러 상대방이 옳고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능력이 출중하나 기성 정치인들과의 내홍에 휩싸이며 숱한 부침을 겪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정치력을 검증받지 못한 상황에서 기성 정치를 인정 않는 배척 논리에 골몰한 나머지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자신의 논리와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을 두고 ‘잘못된 것’으로 인식해 벌어진 참사였다는 평가다.
문제해결 능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지금보다 변화가 훨씬 빠른 시대다. 여타 세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이들이 청년 세대다. 특히 21세기 들어서는 사회 여러 방면에서의 변화가 급속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정국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유리하다.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맞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통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정치라는 것은 최종적으로 지역주민들의 표를 받아야 한다. 표만을 의식해 행사와 일정을 소화하라는 말이 아니다. 풀뿌리 즉 동네 구석구석부터 훑으며 나아가야 한다. 능동적으로 소통해 주민들에게 ‘젊은 친구가 열심히 일하는구나’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
젊은 의원들일수록 소통하는 방법에 익숙지 않아 애로사항을 겪는다. 주민들과 소통하거나 동료 정치인들과 소통하는 방법, 공무원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정해진 해답과 정답은 없다.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움직이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경청한다면 답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