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한 발 늦은 ‘脫 카카오’…투자자 피해보상 어쩌나
자체로그인 서비스 출시 앞두고 카카오 장애 사태 로그인 장애로 가상화폐 매매불가 피해 호소 늘어 업비트 “보상협의·검토중…자체 로그인 예정대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카카오 장애 사태 불똥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게까지 튀며, 투자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가상자산업계 등에 따르면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그동안 카카오톡 계정 연계를 통해서만 로그인 기능을 제공해왔으나 이달 말부터 자체 계정을 통한 로그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체 서비스 시행을 불과 보름 앞두고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가 발생하면서, 업비트 이용자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앞서 지난 15일 카카오가 입주해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계열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 측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원인 규명, 단계적인 복구, 재발방지대책 마련, 그리고 이해관계자를 위한 보상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도 카카오의 이해관계사 중 한 곳인 만큼, 보상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태가 카카오 만의 책임이 아닌 SK C&C의 책임 소재 및 손해배상 논의가 필요한 만큼, 실제 보상안 마련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앞서 업비트는 오는 31일 카카오계정을 통하지 않은 자체 계정 로그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궁극적으로 카카오 소셜 계정 로그인이 아닌 ‘업비트 로그인’ 만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업비트는 이번 화재 사고와 무관하게 지난 9월 말 공식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하고, 이용약관 개정안까지 마련해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자체 로그인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카카오 장애 사태가 발생하면서, 업비트도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서비스 출시가 보름 만 빨랐어도 투자자들의 불편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크다.
지난 15일부터 발생한 카카오 장애는 업비트 이용자의 카카오 계정 로그인 서비스 이용마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특히 일시적인 접속 장애가 아니라 하루 가까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업비트 이용자들의 불만과 간접적인 투자피해를 키웠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업비트 로그인 장애로 가상화폐(자산) 매매를 못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용자들의 성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비트 측은 현재로선 보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비트도 사실상 피해자인만큼, 카카오와 SK C&C 측 간 손실보상 협의가 이뤄진 뒤에야 보상안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카카오메일 등 일부 서비스가 여전히 장애를 겪고 있어 보상안 마련은 서비스 완전 복구 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비트 관계자는 “카카오 장애와 관련한 보상에 대해 협의·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 로그인 서비스’ 조기 출시 계획 여부에 대해서는 “개발 등에 일정이 소요되기 때문에, 예정대로 오는 31일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