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건설, 잘해도 밑졌다…이자비용·하자보수에 발목

2022-11-14     박근홍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던 신영건설이 또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발목을 잡은 건 금리, 소송전이다.

14일 신영건설은 2022년 3분기 별도기준 매출 427억7907만 원, 영업이익 17억6084만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34%, 영업이익은 무려 1만7719.10%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개봉동 주상복합', '답십리 오피스텔' 등 현장에서 자체사업 분양수익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이밖에 '파주운정 공동주택 신축공사', '수산동노익복지신관신축공사' 등 모기업인 신영으로부터 수주한 현장, '장위1구역 도시형생활주택' 등 정비사업 현장에서도 공사수익이 인식됐다. 자체사업 추진으로 광고선전비, 접대비, 소모품비, 차량유지관리비, 지급수수료 등이 급증하며 판매비와관리비가 대폭 뛰었으나 분양수익 규모가 그보다 컸다.

이로써 신영건설은 지난해를 넘어서는 누계 실적을 달성했다. 신영건설은 지난 상반기까지 전년보다 못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신영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06억1230만 원, 301억8581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5%, 113.98% 늘었다. 

그럼에도 순손실은 확대됐다. 신영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33억868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09% 증가했다. 매출·영업이익이 늘고, 종속회사인 신영피에프브이제2호(경기 성남 모란역 상업시설 개발)가 청산 완료하면서 지분법손실이 줄었음에도 부진했다. 장사를 잘했음에도 밑진 셈이다. 밑지는 장사를 한 건 아니다. 적자폭이 커진 건 이자비용과 송사 때문에 영업외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신영건설은 지난 3분기 이자 지급 문제로 12억2664만 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2억 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누계치도 늘었다. 신영건설은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이자비용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6% 많은 35억3007만 원을 썼다.

이는 금리 인상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신영건설의 단기차입금 내역에서 가장 높은 이자율은 5.90%(SBI저축은행, 15억 원), 올해 3분기에는 6.90%(SBI캐피탈, 30억 원)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다 보니 금융권이 아닌 그룹 계열사인 대농(4.60%, 32억 원)으로부터도 돈을 빌렸다. 장기차입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416억6666만 원에서 614억9470만 원으로 규모 자체도 확대됐다.

부실시공 관련 소송도 순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영건설은 지난 9월 말 기준 하자 손해배상, 추가 공사비, 수수료, 관리비 등을 둘러싸고 10개 사건에서 피고로 재판을 진행 중인데, 이중 3건의 하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소송가액은 각각 19억949만 원, 11억7084만 원, 7억9275만 원 등 총 38억7310만 원이다. 신영건설은 이들 1심 패소 사건 판결금을 소송충당부채로 인식해 현재 28억1316억 원의 충당금 전입액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상태다.

이 같은 이자비용, 소송충당부채로 인해 신영건설의 영업외비용은 2021년 3분기 44억6972만 원에서 71억605만 원으로 58.98% 증가했고, 이게 순손실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영업외비용 관리가 남은 4분기 신영건설의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방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사태로 인한 자체사업 리스크 관리 등 외에 지고 갈 부담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과제를 풀어야 할 자는 지난 2월 신영건설 대표이사로 영입된 김학진 사장이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건설에서 주택·개발사업과 분양 담당 전무를 역임한 인사다. 당시 신영건설 측은 "신영건설의 방향성에 맞는 대형 건설사 출신의 외부인사를 영입하게 됐다. 외형 확장과 내실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