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기대했더니…“킹달러가 무서워” [항공사 3분기]
티웨이항공 적자 323억…진에어 174억·제주항공 616억·에어부산 181억 증권가에선 흑자전환 예상했는데…고환율·고유가·고금리 3高 강세 무서워 대한항공은 역대 최대 실적까지…아시아나 6개 분기 연속 흑자로 '양극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탈출하지 못했다. 최근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여객 매출이 확대됐지만, 일명 ‘킹달러’로 불리는 원-달러 환율 강세와 고유가·고금리로 인해 영업손실이 누적된 탓이다. 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역대 최대 분기별 실적을 갱신하는 등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코로나19때부터 이어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제주항공·티웨이·진에어·에어부산 적자 그대로…킹달러 악재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진에어·제주항공 등 국내 LCC 업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기록했던 적자를 탈출하지 못했다. 당초 금융권이 티웨이항공·진에어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을 예상했던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3분기 티웨이항공이 매출 1200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진에어 역시 매출 1735억 원, 영업손실 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티웨이항공은 연결기준 매출 1584억 원, 영업손실 3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9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452억 원에서 573억 원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매출 1745억 원, 영업손실 17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39%나 급증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271억 원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실은 41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89억 원) 대비 179억 원 감소했다.
이밖에도 제주항공은 매출 1957억 원에 영업손실 616억 원, 에어부산은 매출 1177억 원에 영업손실 181억 원 등 각각 14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보였다. 다만 적자 규모는 전년 대비 줄어들어 실적 반등 가능성을 남겨뒀다.
국내 LCC들이 당초 예상과 다르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킹달러’ 탓이 크다. 올해 하반기 들어 환율 상승세가 가파랐고, 이 때문에 외화환산손실이 늘며 순손실폭이 커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증권가에서 3분기 흑자 가능성을 예상했을 때도 업계에선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고유가 상황에서 고환율·고금리까지 더해져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도 해외여행이 대세로 떠오르고 하반기 국제선 취항이 늘어난 만큼 적자 폭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역대 최대 3분기 실적…아시아나도 영업익 증가
반면 FSC 업계는 화물 실적이 감소했지만, 여객 매출이 크게 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3조6684억 원, 영업이익 8392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91% 늘어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도 별도 기준 매출 1조5249억 원, 영업이익 2293억 원으로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보였다. 매출은 47.2%, 영업이익은 43.1% 증가했다. 다만 킹달러에 따른 외화환산손실로 인해 당기순손실은 17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양사 모두 팬데믹 당시 실적을 뒷받침했던 화물 매출은 정체됐으나, 여객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를 방어했다.
대한항공 여객 매출은 338% 급증했으며, 국내외 여객 공급량도 전 분기 대비 67%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여객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26% 늘었고, 특히 유럽·동남아·미주를 중심으로 한 국제선 매출이 423% 급증했다. 유럽 노선의 경우 1353%까지 증가했다.
FSC 업계 관계자는 “화물 사업의 경우 해상 운송 운임이 떨어지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연말에 계절성 화물 수요가 있어 이를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여객 공급을 늘려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