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넓히는 K푸드…식품업계, 새해 해외사업 청사진 살펴보니
해외 매출 성장세…업계 신년사 공통 화두 ‘글로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식품업계가 2023년 해외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건다. 내수 시장 침체로 해외 진출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새해에는 진출 국가를 넓히고 현지에 설립한 공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기존 미국, 유럽, 일본 이외에 미(未)진입 국가 진출을 본격화한다. 대표적으로 북미에서는 캐나다, 아태지역은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입키로 했다. 현지생산과 국가 간 생산-수출(C2C, Country to Country) 사업모델 투트랙(Two track)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C2C는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생산한 제품을 인접국가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북미시장의 경우 미국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인접 국가인 캐나다로의 진출 계획을 세웠다. 만두와 가공밥 등 아시안 푸드를 앞세워 메인스트림을 공략하고, 단계적으로 생산 거점도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태국에선 이미 생산 역량을 갖춘 베트남과의 지리적 인접성을 최대한 활용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현지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제품과 한식 치킨, 신선도 높은 김치를 앞세운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는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해 동남아뿐 아니라 중동 등 글로벌 할랄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K-할랄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올해는 그룹 4대 성장엔진인 C.P.W.S(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미진출 국가 진입 본격화와 7대 글로벌 전략제품 중심의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2023년 식품 기업 신년사 화두 중 하나도 해외 사업 확대였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은 시대적인 과제”라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의 수준에 맞는 인프라와 프로세스, 핵심역량을 재정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해외 시장 성장에는 최근 준공한 미국 제2공장과 중국 청도신공장이 주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2년 4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은 북중미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8억 달러의 매출을 이룬다는 목표다.
농심 미국 제2공장은 봉지면 1개, 용기면 2개 고속라인을 갖추고, 신라면 등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제품의 대량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제2공장 설립 이후 성장세에 탄력이 붙은 농심 북미 지역의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4억8600만 달러(추정치)로 사상 최대실적이 예상된다.
아워홈도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를 주요 목표로 삼았다. 아워홈은 202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 법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0%을 넘어섰다.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아워홈의 정통성과 강점을 글로벌 메가 트렌드와 접목시키자”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같이 해외 사업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올해부터는 국내를 넘어 컴패스(Compass), 소덱소(Sodexo)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경쟁사로 설정하자”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해외시장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지난해 말 해외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기존 6개 본부 85개 팀이 8개 본부 86개 팀으로 확대됐고,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물류 전담조직이 신설됐다. 해외사업부문 지원 조직도 재편·강화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의 해외사업부문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359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6420억 원으로 상승했다. 2022년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6690억 원을 기록하면서 이미 전년 매출을 넘어섰다. 해외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부를 국내 공장에서 제조하는 삼양식품은 해외 판매 호조로 2017년 1억불, 2018년 2억불, 2021년 3억불, 2022년 4억불 수출을 달성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중기 전략 목표로 세운 ‘주식(主食) 부문 글로벌 TOP 100 기업 진입’을 위해 핵심 전략을 수립했다”면서 “해외사업 확장에 주력하기 위한 Go-to-Market 전략과 해외사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