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한길 대놓고 못할 뿐…” 복심 임재훈, “김기현 적극 지지”

“김기현 확고히 지지, 尹대통령 성공 믿어” 김한길 통해 ‘윤심김심’ 의중 거듭 확인돼

2023-03-01     윤진석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한길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대놓고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 못할 뿐 그의 복심이자 DJ(김대중) 동교동계인 임재훈 전 의원을 통해 사실상 간접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를 통해 전당대회 막판까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김기현 후보한테 있음이 거듭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김한길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임재훈 전 의원은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기현 후보를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이유에 대해 “첫째는 대통령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둘째는 당정일체감을 통해 호흡을 잘 맞출 적임자다. 셋째는 상향식공천, 시스템 공천 등 투명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천을 할 분”이라며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김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김한길

영남 당대표로는 수도권 승리를 담보해내기 어렵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수도권 당협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누구보다 경기권 민심을 잘 알고 있다”며 “저도 열심히 도와왔지만 김기현 후보에 대한 지역 민심 체감도가 매우 좋다. 차기 총선은 윤 대통령 얼굴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잘 뒷받침해 수도권을 승리로 이끌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임 전 의원은 경기 안양동안갑 당협위원장으로 있다. 

임 전 의원은 ‘김기현-안철수-황교안-천하람’ 전당대회 당권주자를 바라보는 김한길 위원장의 의중에 대해 “근래 만나본 적이 없다”면서도 “국민통합위원장이라 대놓고 김 후보를 지지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간접적으로나마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지난번 (2월 7일) ‘윤 대통령이 탈당할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한 김 위원장의 입장문을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며 “그 말은 곧 김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김기현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던 신평 변호사는 2월 초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 될 경우 윤 대통령이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수 있고 정계개편 역할은 김한길 위원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통령 탈당설을 둘러싸고 파장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즉시 입장문을 내고 “정계개편 관련 어떤 만남이나 구상도 없다. 대통령도 탈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거꾸로 해석하면 이때 표명한 입장문이 곧 김기현 후보가 꼭 당대표가 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임 전 의원의 전언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을 만류하며 제3지대에서 승부를 보라고 주장할 당시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고 적극 조언해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고 대선후보가 되도록 도운 인물이다. 
 

(왼쪽부터)

윤석열 선대위에서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 연을 맺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김동철-이용호-조배숙-윤영일-최명길-김경진 등 민주당 출신 호남 정치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를 결단하고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하는데 가교 역할을 해왔다.

또 그러기까지 호남 정치인들과 물밑에서 만나 공감대를 넓히고 설득하는 실무 작업은 임 전 의원이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출신의 호남 정치인들 중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때부터 가장 먼저 입당한 임 전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 시절 DJ 밑에서 정치를 배웠고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인수위원회 행정관을 거쳐 새정치민주연합 때는 김한길 공동대표의 직속 사무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9일 대선 당일 광주-전남에서 보수정당 사상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임 전 의원은 “우리들(호남 정치인들)은 윤석열 대통령만이 확실히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국민의힘에 온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얼마나 어려웠나.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국민을 이분법적으로 가르고, 부동산 폭등을 통해 고통을 전가했다. 이런 것들에 대한 국민적 정권심판론이 분명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 일을 해줄 적임자가 윤석열 후보라고 판단했다. 정권교체를 이룬 지금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국정 운영을 잘 이끌고 있다. 우리들의 선택이 옳았던 것”이라고 소회했다. 
 

김한길

이 가운데 김한길 위원장은 안철수 당대표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데 이어 국민의당-바른미래당까지 함께한 바 있다. 임 전 의원도 김 위원장을 따라 당적을 함께 했다.  이에 안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었지 않느냐고 묻자, 임 전 의원은 “김 위원장께서 안 후보와 교류해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 경우는 근 몇 년 간 한 번도 따로 만나 대화해본 적이 없다. 지난 24일 경기 서부권역 당원 교육 공식 행사 때 얼굴을 본 게 전부”라고 답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 같지 않은 부결로 끝나면서 갈수록 커지는 민주당 내분에 맞물려 정계개편 가능성 또한 다시금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관련 통화에서 “새시대준비위원회 때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 김한길발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 같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가결에 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등 난리난 상황이다. 분당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내 쓴 소리를 해온 조응천-이상민 의원 등 10여명만 빠져나와도 공정과 상식 회복의 명분을 기치로 흡수합당 내지 헤쳐모여식의 새로운 정당이 출현될 수 있다고 본다”며 “허무맹랑한 추론만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