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티켓 값 오를 만도…수요 여전한데 항공사는 운항 편수 ‘최대 10%’ 줄여
국제선 쏠림이 국내선 감편 야기해…제주행 항공권 가격 올라 감편 가장 많은 곳은 에어서울…1월 323편서 2월 288편 그쳐 업계, 봄 성수기 맞아 제주행 수요 증가 전망…불편 이어질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항공사들의 국내선 감편 운항이 제주행 항공권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들어 항공사들의 제주 노선 감편이 이뤄진 동안 편도 티켓값은 20만 원 수준까지 급등하는 등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
3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동안 제주도를 찾은 국내 방문객 수는 증가한 반면, 국내선 운항 편수는 줄어드는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걸어 잠갔던 하늘길 빗장이 풀리면서, 항공사들이 국내선 운항 대신 국제선 증편에 눈을 돌린 탓이다.
실제로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를 살펴보면, 김포~제주 노선 운항 편수는 지난 1월 7148편에서 2월 6808편으로 한 달 새 4.8% 줄었다. 항공사 별 감편률은 △에어서울 10.8% △진에어 7.9% △제주항공 7.2% △대한항공 4.7% △아시아나항공 4.1% △에어부산 2.4% 등으로 집계됐다. 항공사들 중에선 유일하게 티웨이항공만이 감편을 피해갔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수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의 관광객입도현황 자료를 확인한 결과, 내국인 관광객수는 지난 1월 101만 명에서 2월 104만 명으로 3.0% 늘었다.
다시 말해, 항공편 좌석 공급은 줄었는데 관광객 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3월은 지난 29일 기준으로 95만 명을 기록, 2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제주행 티켓 값 상승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최저가 티켓 검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한 제주행 티켓 값은 지난 2월 편도 기준으로 20만 원에 육박했다. 그나마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의 티켓 값은 왕복 기준 17만 원선을 오가고 있다. 2월 때보단 크게 나아졌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육지와 섬을 오가던 제주도민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제주도민 A씨는 “가격이 올라 원하는 시간대에 항공편을 구하기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며 “3월 중순이 지나서야 어려움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관광객 또는 제주도민들이 체감하기에 드라마틱한 항공권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봄 성수기에 진입한 만큼, 제주도를 찾는 수요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일부 항공사들이 김포~제주 노선 증편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공급자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 속에서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대신 제주행 국내선을 마냥 늘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