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DJ 보면, 이준석 최대 경쟁자는 천하람 [김자영의 정치여행]
‘40대 기수론’ YS·DJ…민주화 동지이자 숙명의 라이벌 전대서 ‘반윤’ 기치 내건 이준석·천하람…향후 거취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김영삼(YS)는 김대중(DJ)은 ‘40대 기수론’의 주인공으로 정치권에 파란을 일으켜 기성 정치인을 놀라게 했습니다.
41세 나이로 1971년 치러지는 대선에서 신민당 대통령 후보 출마를 선언한 YS는 동년배인 김대중과 이철승까지 ‘40대 기수론’으로 끌어들였습니다.
1950~1960년대 야권 대표 지도자였던 유진산 당시 신민당 총재는 40대 후보들을 향해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에서 아직 젖비린내 난다는 뜻)라는 표현으로 비난했지만, 곧 대세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4선 의원, 최연소 신민당 원내총무를 지낸 정치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한 YS. 시작은 DJ나 이철승에 비해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DJ에 역전패당했습니다. 7대 대선을 통해 DJ가 YS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죠. YS는 자신이 그리던 정치설계와는 딴판으로 흐른 것이죠.
YS와 DJ는 40대 기수론이 나오던 때로부터 각각 24년, 29년이 흐르고서야 정권을 획득했습니다. 민주화추진협의회 설립 과정과 신민당 창당을 주도한 YS였지만 당내 주도권을 DJ와 함께 양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1987년 대선을 앞두고 갈라서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강하게 비판하며 함께 반윤 노선을 걸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하람 변호사.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전 대표와 천 변호사는 각각 1985년생, 1986년생으로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반면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권성동·이철규·윤한홍 의원은 모두 50~60대로 최소 재선, 최대 4선을 지낸 당 중진급 의원이죠. 두 사람이 향후 20~30년간 정치 활동을 이어간다고 가정한다면, 미래엔 윤핵관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현재 청년 정치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중진이 돼 경쟁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2011년 정치권에 들어와 10년 뒤 당대표가 되며 ‘박근혜 키즈’가 아닌 독자적 정치인으로서 면모를 보여줬듯, 천 변호사도 ‘이준석 대리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자신만의 정치적 공간을 넓히는 것이 다음 과제일 겁니다.
최근 이 전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을 통해 정치 현안 관련해 적극적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천하람을 의식한 행보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이미 경쟁 속에 있는 것’이란 의견입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지난 4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경쟁자는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 윤핵관이 아니다. 그가 여권의 중진이 될 무렵이면 이들은 물러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청년 정치인이 그의 진정한 정치적 경쟁자다. 차기 미래 지도자 2명일 수는 없다. 최근 이 대표가 정치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것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약 15% 득표율을 얻은 천하람에 대한 견제도 일부 깔려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7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정치인이 길게 함께가려면 장기적으로 공유하는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두 사람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뭉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이권 따라 뭉쳤다 헤어지길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듯, 두 사람도 계속 함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 변호사는 전당대회에서 승패보다 새로운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했는데, 결과적으로 이준석 대리인 이미지가 강했다.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 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봤습니다. <시사오늘>은 16번째 주제로 YS·DJ의 40대 기수론과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