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성적 ‘먹구름’…2분기 전망은?
정유 4사,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60~80% 하락 직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회복세는 ‘미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지난해 ‘횡재세’가 논의될 만큼 호실적을 기록했던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개선된 실적이지만, 전년 동기 수준의 회복은 멀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 1분기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2748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5067억 원) 대비 약 81.8%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S-Oil)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1조3320억 원) 대비 61.3% 하락한 5157억 원을 기록했다.
HD현대 실적발표 기준 HD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약 7045억 원) 대비 63.2% 하락한 2590억 원 수준이다.
업계는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GS칼텍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성적 부진 배경에는 국제 유가 하락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원유가격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95.59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 3월 5주차 77.31달러까지 하락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정유사는 보유한 재고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그 만큼을 손실로 반영한다.
업계는 오는 2분기에도 전년 동기 수준의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정제마진 개선, 유가 하락세 완화 등 호재가 2분기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까닭이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이룬 바 있고, HD현대오일뱅크는 1923.4% 반등을 보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정제마진은 배럴당 3.5달러로, 전년 동기 18.6달러 보다 약 15달러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5월 1주차 정제마진은 배럴당 2.6달러를 기록했다.
저유가 역시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 리포트를 통해 저렴한 러시아 원유가 인도 등으로 유입되면서 유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 반등 기회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직전 분기에 HD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3사는 적자가 났기 때문에, 올 1분기 흑자전환(전분기 대비)을 이뤘지만, 전년 대비로는 아직도 감소폭이 큰 상태”라며 “경영실적과 정제마진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최근에 2~3불 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5~7월, 8월 휴가철을 맞아 드라이빙 효과로 석유수요가 살아나는 등 가능성은 긍정요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