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동박 생산·롯데 화학군 시너지…‘새 옷’ 입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현장에서]
4일 출범 기자간담회서 “2025년 수주잔고 20조 원” 목표 공개 하이엔드 동박 기술 확보…“신생 전지사, 4680 전지 등 접촉 중” 배터리 소재 기술 개발·패키지 마케팅 등 ‘롯데 시너지’ 기대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주력 분야인 동박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하이엔드(High end) 동박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해외 생산거점을 확대해 수요 대응에도 적극 나선다. 이를 통해 연내 수주잔고 15조 원, 2025년까지 수주잔고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4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이날 연단에 선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매년 최소 20% 정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이엔드 동박시장 선점…동박 시장 회복하며 실적 상승 기대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소재인 동박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소재사로,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이 당시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이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강도·고연신 하이엔드 동박 수요가 신생 배터리사, 4680 배터리 생산 기업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해당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나아가 기존 범용 시장에 이어 하이엔드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은 약 13%로 전체 4위 수준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하이엔드 수요는 막 시작된 단계다. 또, 고객사 입장에서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밴드가 한 군데면 잘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하이엔드 동박을 일찍 채택하고 있진 않다”며 “하지만 고객사도 제품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이엔드 제품이 필요한 상황이고, 우리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동박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동박 수요는 2023년 50만 톤에서 2030년 223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최근 동박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발 전기차 시장 축소에 이은 배터리사 증설 물량 지연 등에서 기인한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2% 감소한 61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은 바 있다.
김연섭 대표는 “하반기부터는 급속히 동박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거의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일부 공급 부족 상황도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해외 생산거점 마련 ‘속도’…롯데 시너지로 배터리 소재 경쟁력 확보도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해외 투자에도 나선다. 국내를 기술개발 거점으로 삼고 △말레이시아 증설 △스페인 △북미 등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스페인 부지를 선정하고 생산거점 신설에 나섰다. 북미 투자는 2곳~3곳 정도를 중심으로 부지를 탐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연섭 대표는 "북미 투자 발표는 저렴한 신재생에너지 및 인력 확보 용이성 등 여러가지 체크 포인트에서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질 경우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내 가시적인 결과를 보이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런 청사진에 따라 2028년까지 생산능력(캐파) 기준 24만 톤 증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증설을 위한 단기 투자 규모는 약 1조 원이다. 장기 투자금은 영업이익 및 차입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박인구 경영기획본부장은 “2023년 1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1% 정도”라며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서도 여력이 있다”고 자평했다.
이밖에 △LFP 배터리 양극활물질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고체 전해질 등 배터리 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특히, 롯데 화학군과 기술개발 협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김연섭 대표는 “박사급 인력 간 기술교류를 이미 하고 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롯데 화학군과의 마케팅 협업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소재 제품 전반을 한 번에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패키지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 골자다.
현재 △양극재 소재 알루미늄박을 롯데알미늄이 △음극재 소재 동박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분리막 소재인 HDPE/PE 및 전해액 소재인 유기용매를 롯데케미칼이 생산하고 있다.
김연섭 대표이사는 “고객사 중 ‘동박은 여기, 전해액은 여기’ 하지 않고, 하나의 ‘토탈 솔루션’을 원하는 고객사가 제법 있다. 전체 배터리 소재를 한 번에 공급할 수 있게 됨은 분명한 강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