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하반기 VCM 개최…위기 속 중장기 전략 모색

포트폴리오 고도화, 글로벌 진출 계획 공유 신용등급·재계 순위 하락 가운데 투자 총력

2023-07-18     안지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

롯데그룹이 2023년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을 열고,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해법을 논의한다. 특히 최근 롯데 신용등급과 재계 순위가 하락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발 빠른 투자와 신사업 발굴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롯데그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고 그룹 경영·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등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다.

롯데는 이번 VCM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생성형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에 대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상반기 경영 실적을 돌아보고 해외 사업 전략, 효율적 투자 집행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어 주요 사업군별 총괄대표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식품군은 기존 사업 밸류체인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사업 확장·푸드 테크를 활용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설명한다. 유통군은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라이프스타일, 그로서리, 데이터 커머스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화학군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사업·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전략을 공유한다.

다만 최근 롯데는 재무 부담 등이 커지며 경영 위기가 심화됐다. 이에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되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지주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시켰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차입금이 확대되며 타 계열사들로 재무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13년 만에 재계 톱5에서도 밀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자산총액은 129조7000억 원으로 132조1000억 원을 기록한 포스코그룹에 밀려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신 회장은 위기 속 롯데의 투자와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상반기 VCM에서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혁신’과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신 회장은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었던 지난 10년과 다른 상시적 위기의 시대가 됐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VCM에서도 고강도 주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롯데 VCM에서는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등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육성 현황과 계획도 공유된다. 최근 롯데는 그동안 주력해왔던 유통 대신 화학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헬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등 4대 신성장 동력 분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1개 플랜트 당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와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에 적합한 메가 플랜트 거점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낙점했다. 지난 6월에는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헬스 앤 웰니스 다른 한 축인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9월 유전자 검사, 건강 검진 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운동용품, 맞춤 식단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의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셔틀·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