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공시 개정안 초안 나왔다…금감원·회계기준원, 설명회 개최

“토큰 판매 시 대가 받았어도 발행자에 부여된 의무 이행한 뒤 수익 인식” “명백히 개발활동에 해당한다는 근거 제시 못할 경우 비용으로 회계 처리” “최종개정안 범위, 의견조회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

2023-07-26     박준우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26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회계이슈도 늘어나고 있어 회계처리 불확실성 완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감독원과 회계기준원은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 주요내용 초안을 공개했다.

26일 오후 2시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금감원과 기준원이 주최하고, 닥사의 후원으로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안) 설명회’가 개최됐다. 설명회는 토큰 발행·보유 기업의 회계처리를 비롯해 발행회사와 보유회사, 그리고 거래소의 회계정책, 공시 개정 내용 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윤지혜 금융감독원 회계관리국 팀장은 본격적인 가상자산 회계 감독 지침 설명에 앞서 가상자산의 정의와 범위를 설명했다.

윤 팀장은 △분산원장 기술 또는 이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 △암호화를 통한 보안 △대체가 가능 등 총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거나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토큰증권 등이 회계감독지침 적용대상이라고 안내했다.

이어 토큰 발행기업의 회계처리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토큰을 발행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명백히 ‘개발활동’에 해당한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비용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며 “개발원가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이후 손상여부 검토 또는 재평가모형 적용 여부를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큰 유상매각에 대해서는 거래 파트너 등에 토큰 판매 시 대가를 사전에 받았다고 하더라도 발행자에게 부여된 것으로 식별된 관련 의무를 모두 이행한 뒤 수익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서 또는 다른 약정상 약속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토큰 발행 시 수행의무를 명확히 파악하고, 식별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윤 팀장은 “발행자가 현금을 수령하지 않고 토큰을 유통한 경우도 있다”며 “토큰에 내재된 권리가 있는 경우 발행자가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발행자가 유상매각이 아닌 계약에 따라 종업원에게 대가로 지급할 경우 부채로 인식하고 급여 등으로 회계처리해야 하며, 개발용역 제공자에게 대가로 토큰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부채로 인식하되 관련 비용을 회계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 마케팅 목적으로 무상배포한 경우 회계처리 하지 않는다. 이 경우 이행시점에 의무를 이행하면서 인식하는 거래가격에서 차감하면 된다고 윤 팀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큰을 보유한 기업은 회계처리에 대해 취득 방식과 경로 등을 고려해 최초 취득원가를 결정한 뒤 회계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상취득한 경우 구입가격에 취득을 위해 직접적으로 관련된 원가를 가산하고, 플랫폼 운영 또는 채굴로 취득한 경우는 운영 또는 채굴 비용 중 토큰 취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원가를 취득금액으로 인식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상취득이 아닌 용역의 제공대가라면 토큰의 시세로, 시세 추정이 어려운 경우 제공한 용역의 개별 판매가격을 참고해 측정하면 된다고. 무상수령은 취득원가를 ‘0’으로 인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윤 팀장은 “제 3자에게 토큰을 처분하면서 발생한 손익은 매각이 주된 영업활동에 해당하는지 등을 고려해 영업활동에 해당한다면 영업손익으로, 그 외는 영업외손익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판매목적 외 방식으로 취득했더라도 정관, 사업목적, 금액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영업손익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보충설명했다.

또한 의견조회 사항을 특정 형태의 토큰으로 한정하지 않고, 모든 토큰이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성호 회계기준원 연구원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시에서 제외할 유형을 식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최종 개정안 범위는 의견조회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침은 현재 다양한 유형의 코인들이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코인만 공시 범위에 포함한다면 기업들의 실무관행에 영향을 끼치거나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현재 다양한 상장기업이 해외 자회사 등을 통해 10여 개의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있고, 지난 2022년 기준 유상매각 금액은 8종, 7980억 원에 달한다.

주 연구원은 “향후 새로운 형태의 가상자산의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은 물론 발행자의 권리 의무에 대한 판단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하는 금액이나 시기가 다양해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이에 기준원은 가상자산 발행자의 ‘수익인식에 대한 공시’ 요구사항도 포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의 시장가치 정보 공시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주 연구원은 “작성자가 모든 보유 가상자산에 대해 공정가치를 평가하는 데 부담이 존재하는건 사실”이라며 “가격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상 보고기간 말 시점의 시장가치는 재무제표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계감독 지침과 개정안은 오는 10~11월께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