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날갯짓’ 패밀리레스토랑…전성기 돌아오나
애슐리퀸즈·아웃백·빕스, 출점 증가세 복합쇼핑몰 입점·고급화로 시장 공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맞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 부활 신호탄을 쏘고 있다. 고급화와 최근 트렌드에 맞는 출점 전략으로 사업 재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의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전국 주요 상권에 신규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당장 올해 상반기에만 홍대 와이즈파크점 등 7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하반기까지는 현재 60여 개의 매장을 80여 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까지 150호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일 문을 연 홍대 와이즈파크점 개점은 그 의미가 상당하다. 애슐리퀸즈가 인근 신촌-홍대 상권에서 2021년 발을 뺀 후 2년 만의 재입성이어서다. 이 매장은 172석, 750㎡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홍대입구역 역세권의 복합 쇼핑몰 와이즈파크 3층에 자리잡았다.
애슐리퀸즈의 빠른 확장은 코로나 기간 전 매장을 고급화하고 리오프닝을 대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랜드이츠는 2020년부터 기존의 애슐리 매장을 프리미엄 모델인 애슐리퀸즈로 전환하면서 80여종이던 메뉴를 200여종으로 늘렸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20년 클로징한 스시 뷔페 수사의 메뉴까지 통합시켰다.
그 결과 애슐리의 상반기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5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전국 매출 1위인 잠실점의 7월 매출은 8억 원을 앞두고 있다.
애슐리퀸즈 관계자는 “홍대점과 같이 고객 접근성이 좋은 복합 쇼핑몰 등에 공격적으로 출점해 고객 접점을 늘려갈 예정”이라며 “8월에는 부산 기장군과 청주 청원구 등 지역 핵심 상권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기존 매장의 리뉴얼 또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는 철저한 상권 분석과 그에 따른 입점 전략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아웃백의 매장 출점 전략 키워드는 ‘리로케이션’(매장 이전)과 복합 쇼핑몰 입점으로 요약된다. 레스토랑 방문 고객들이 접근성과 편의성이 용이한 백화점 또는 복합쇼핑몰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신규 매장의 몰 입점 및 기존 매장의 리로케이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아웃백이 신규 오픈한 매장 15곳 중 대부분은 쇼핑몰이나 백화점, 아울렛 등 쇼핑과 문화 공간인 복합 쇼핑몰에 입점했다.
이 같은 입점 전략은 매출 증가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이 지난해 오픈한 아웃백 신규 매장 중 리로케이션 매장 4곳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월평균 매출은 이전 대비 평균 70% 증가했다. 일부 매장은 최대 2배 이상 매출이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운 지역인 동남아시아에는 이미 ‘몰링’(Malling)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점차 폭염, 폭우 등 기후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쇼핑몰에서 쇼핑, 체험, 문화 등을 한꺼번에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몰 입점은 외식업계 주요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전략도 소비자들을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다시 돌아오게 했다.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와 고급화로 양극화된 영향이 컸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어려움에 몰렸을 때, 매장 수를 줄이고 상권별 핵심 매장을 고급화하며 생존을 도모한 바 있다.
CJ푸드빌 빕스(VIPS)가 대표적 사례다. 빕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익성이 낮은 매장은 폐점하고 특화 매장을 키우는 식으로 운영효율화에 나섰다. 현재는 프리미엄 요소를 극대화해 고품격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빕스 프리미어’(VIPS Premiere) 특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9년 빕스 1호점인 ‘등촌점’을 프리미어 타입으로 리뉴얼한 뒤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주요 거점별 매장을 늘려왔다.
올해 역시 고객 접근성이 높은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 고품격 스테이크 다이닝 랜드마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빕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주, 부산, 인천 송도 등 주요 지역 매장을 리뉴얼해 프리미어 타입으로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어 매장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 뚜렷하다. 제주점은 리뉴얼 이후 하루 평균 매출이 기존 대비 196%, 부산W스퀘어점은 101%, 송도점은 72% 이상 증가했다. 3개 매장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도 이전에 비해 70% 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종 외식 물가가 뛰는 상황에서 오히려 패밀리 레스토랑이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이 된다는 인식도 자리잡아가고 있다”면서 “다만 경기 침체,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고객 니즈에 맞게 지속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