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가는 길 [이순자의 하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이제는 말복도 지나고 사흘 후면 음력으로 칠월 초하루(16일)다.
음력으로 칠월은 조상님들 묘소에 벌초를 하는 달이다. 많이들 벌초하러 갈 것이다. 그러나 문득 길을 가다 두려움이 엄습하지 않을까.
다름 아니고 얼마 전 서울 신림역에서의 묻지마 살인사건에 이어 분당역에서의 묻지마 살인사건처럼 무차별 테러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묻지마 칼부림 예고 건수는 300건이 넘어섰다. 혜화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예고한 중국인 30대는 구속 송치됐다. 비슷한 테러 예고건으로 경찰이 검거한 이만 119명에 이른다.
아무 관계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길거리 행인을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다치게 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도 않고 납득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일어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무섭고 불안한 시대가 되었나.
어느 지하철에서는 누군가가 멋모르고 내지른 큰 소리에 흉악범이 난동을 부리는가 싶어 오해한 사람들이 혼비백산 피하느라 인명 피해를 입었을 정도다.
동시다발적 연쇄적으로 이 같은 묻지마 테러가 예고되고 있다는 것에 낮에도 마음 놓고 활보하기 어려운 사회가 된 것이다. 괴담과 공포심리를 부채질하는 상황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래서야 어디 마음 놓고 볼일을 보기 위해 나다닐 수 있겠느냐 말이다.
하루속히 거리의 치안이 확보돼 활발히 움직이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떳떳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