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실적하락 불구 임직원 위해 자사주 매입…주가 하락세도 막나

취득가액, 현 주가 보다 높은 10만원으로 결정 임직원 성과에 대한 보상 목적…50만 주 취득 유동자산 풍부…현금·현금성자산 3조 4867억

2023-08-29     박준우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두나무가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비록 실적이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결정된 사안이긴 하지만 풍부한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두나무는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함은 물론 주가 방어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두나무는 자사주 50만 주를 500억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상기간은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10일까지며, 1주당 취득가액은 10만 원이다.

두나무는 비상장주식거래시장 실거래사례가의 일별 가중산술평균가를 참고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의 평균가와 8월 평균가,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평균가의 산술평균가격을 산출, 이후 경영환경을 고려해 취득가액을 산정했다.

두나무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회사 발전에 기여한 임직원들의 성과를 보상하기 위해서다. 앞서 두나무는 지난 2022년 6월 자사주 26만 4000주를 881억 7600만 원에 매입한 바 있다. 당시 취득 목적 역시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 보상 목적이었다.

이후 두나무는 같은해 10월 1주당 26만 6247원에 약 16만 주를 처분한다는 공시를 낸 뒤 임직원들에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지급했다.

두나무가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데는 주가 방어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플랫폼 기준 지난 2021년 11월 4일 54만 원까지 오른 두나무의 주가는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날 오후 5시 32분 기준 두나무의 주가는 8만 8500원으로, 최고점인 54만 원 대비 83.6% 하락한 상태다.

취득가액을 현재 주가보다 비싼 10만 원으로 결정함에 따라 당장 주가 하락 방지는 물론 더 나아가 안정세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근 실적하락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결정된 사안이다. 올 상반기 두나무 매출은 4915억 원, 영업이익은 29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3%, 47.2% 줄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두나무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풍부한 유동자산이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올 상반기 기준 4조 7077억 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상반기에 보유하고 있던 4조 957억 원 보다 약 15% 늘어난 액수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이 중 현금·현금성자산은 총 3조 4867억 원(보통예금 3조 4354억 원, 기타예금 513억 원)을 보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에는 실력 있는 개발자를 비롯해 인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회사를 위한 이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