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연료 추진선’ 주목하는 조선3사…전망은?

‘암모니아’ 주목하는 삼성重…밸류체인 협의체 구성 HD현대중공업, 수소 ‘엔진’ 직접 개발…건조 인증도 한화오션, 2025년 상용화 목표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

2023-09-04     권현정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현대미포조선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에 이어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친환경 추진선’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3사는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 등 현재 상용화됐거나 상용화 예정인 연료 외에 암모니아, 수소 등 무탄소 추진선 시장 진출을 위해 자체 기술개발, 밸류체인 협력 등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거제조선소에 암모니아 실증 설비 설치에 돌입했다. 실증설비는 1300㎡(약 380평) 규모로, 부지에는 △연료공급 △재액화 △배출저감 시험 시스템 등이 설치된다. 올해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해당 실증설비에서 독일의 선박 엔진 설계 회사인 ‘만 에너지 솔루션즈’(MAN-ES)의 암모니아 추진 엔진 등의 실증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상용화를 위한 각 단계의 밸류체인에 해당하는 기업들과 동맹 ‘카스토르 이니셔티브’(Castor Initiative)를 맺은 바 있다. 협의체는 지난 3년간 처음 4팀에서 8팀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로드맵을 구체화해 가고 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영국 로이드 선급(Lloyd's Register) 및 말레이시아 해운사 MISC의 자회사 AET와 원유 운반선 2척의 개발 및 건조에 협의했다. MISC와 로이드 선급은 모두 카스토르 이니셔티브 소속이다. 선박의 운항 목표 시점은 2025년 말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각자 위치(포지션)에서 선도하는 회사들 간 실선화를 위해 상호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모회사인 HD현대가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선언한 만큼, 수소 추진 엔진을 실선화할 방도를 찾고 있다. 특히, 엔진 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수소 혼소 힘센 엔진 고객 시연회’를 통해 독자 개발한 LNG·수소 혼소엔진(H22CDF)을 공개했다. 혼소 엔진이란 수소와 LNG를 같이 연소해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해당 엔진은 △디젤 △LNG △LNG·수소 혼합연료 등 상황에 따라 활용이 가능하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연료만으로 운항하는 엔진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 엔진을 제조하는 STX중공업을 품에 안으면서, 친환경 엔진 생산능력도 추가로 확보할 전망이다.

STX중공업은 선박 엔진을 자체개발하고 있진 않지만, 설계 회사인 MAN-ES 설계 선박용 액화석유가스(LPG) 이중연료 엔진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건조 역량과 함께 엔진 역량을 키우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대형 선박용 MWh(메가와트시)급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선박용 ESS를 선박에 적용하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로 에너지 활용이 가능해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한화오션 측은 “긴 운항시간을 가진 컨테이너선 등보다는 우선 함정이나 소형선박을 중심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건조 부문에서도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0년 MAN-ES, 로이드 선급과 공동개발에 나서 초대형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 승인을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획득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어 2021년에는 수소연료전지(SOFC)를 적용한 원유 운반선(VLCC)에 대해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기본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업계는 국내 조선사의 이 같은 노력이 전 세계 시장에서 ‘K-조선’의 점유율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50년 10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무탄소 선박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2050년 기준 무탄소 선박의 시장 점유율이 67%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33%로 전망되는 LNG 추진선 점유율의 두 배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개발이 더욱 중요해졌다. 자체 고부가 기술을 확보한 경우라야 친환경 선박 전환기가 K-조선에 유효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연료별로 장단점이 다 있는데, 결국 연료 수급의 안정성과 가격 변동성이 중요해질 걸로 보인다”며 “다만, (뭘 선택하든) 단순히 물량만 늘려서는 안 되고,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망이나 산학연이 각자 움직이는 것보다는 클러스터 등으로 함께 나서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