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원조’ 삼양식품, 리뉴얼·신제품에 공장증설까지…‘점유율 확대’ 총력전
국내선 ‘환갑’ 맞은 삼양라면 리뉴얼·신제품 라인 강화 해외 ‘불닭’ 인기 고공행진에 밀양 제2공장 신설 투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삼양식품이 라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제2 도약에 속도를 낸다. 효자 상품인 ‘불닭’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60주년을 맞은 ‘삼양라면’을 리뉴얼했다. 리뉴얼 제품은 기본맛과 매운맛 2종으로, 맛 개선을 위해 약 1년간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삼양라면은 제품의 정체성인 햄 맛을 유지하고, 육수·채수 맛을 강화해 시원하고 깔끔한 감칠맛이 돌도록 했다. 매운맛은 소고기 육수를 기반으로 파, 마늘, 고추 등 다양한 향신채를 통해 얼큰한 국물 맛을 살렸다. 면은 쫄깃한 식감을 강화하기 위해 감자전분을 추가했다. 형태도 원형면에서 사각면으로 바꿨다. 사각면은 생산 과정에서 면을 그대로 잘라 유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라면의 꼬불꼬불한 모양을 유지시켜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제품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규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신제품 3종 ‘흑후추소고기라면’, ‘마늘조개라면’, ‘청양고추대파라면’을 출시했다. 매운 맛의 대명사로 불리는 불닭에 더해 매운 국물라면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리뉴얼과 신제품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1963년 국내 첫 인스턴트 라면을 선보이면서 ‘라면 원조’라는 타이틀을 보유했지만,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대에 불과하다. 반기보고서 기준, 올 상반기 삼양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11.6%다. 해당 점유율은 닐슨코리아가 국내 주요 라면 5사인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 팔도, 풀무원의 라면매출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신성장동력으로는 건면과 가정간편식(HMR)을 점찍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론칭한 ‘쿠티크’(COOTIQUE) 브랜드는 다양한 프리미엄 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센셜짜장’, ‘트러플파스타’, ‘마라크림파스타’ 등이 그것이다. 최근엔 냉동 제품 쿠티크 바베큐맛 멘치카츠, 트러플향 머쉬룸 멘치카츠까지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지난달엔 쿠티크 브랜드 모델로 오마이걸의 미미를 선정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사실 쿠티크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고가인 데다, 건면의 경우 냉정하게 아직까지 주류 상품은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삼양식품이 쿠티크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은 시장 반응이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상대적으로 ‘불닭볶음면’에 매출이 쏠려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약 80%는 불닭볶음면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삼양식품 전체 매출(5309억 원)에서 해외(3478억 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5.5%에 달했다.
이에 국내 입지 강화와 함께 수출 기업으로서의 행보도 가속화한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1590억 원 규모의 신규시설투자에 나선다. 지난해 5월 준공한 밀양공장 부지 내에 추가로 5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2공장을 증설한다. 현재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향후 수출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 공장 준공에 이어 밀양 제2공장을 신설하면서 라면 수출 지역 다변화와 국내외 라면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올해 삼양식품의 하반기 연결 매출은 5247억 원으로 전년보다 16.2% 늘고, 영업이익은 546억 원으로 41.7%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