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윤 “韓, 선진국 반열 들려면 대기업-중소기업 ‘승승사고’ 갖춰야”
“대기업과 중소기업 함께 성장하되 경제 전체의 성장 저해하지 않아야” 한국,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후진국으로 매몰되느냐의 ‘기로’에 놓여 적과 아군 구분 없이 ‘적정선의 협력’ 통해 서로 승승(勝勝)할 필요 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뒷받침하는 ‘승승사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 체질을 바꿔 성장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동반성장연구소 주최로 제101회 동반성장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박재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동반성장의 기초로서의 승승사고’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에서 박재윤 명예교수는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윈-윈(WIN-WIN)을 꾀하는 ‘승승(勝勝)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함께 성장하되, 경제 전체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재윤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몫을 부당하게 가져가던 관행을 청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공정거래제도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으나 ‘승승사고’를 통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 원청 대기업은 하청 중소기업들에게 합리적 수준의 이익을 보장해 주고, 하청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품질의 부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산 및 납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원청 대기업들은 하청 중소기업의 납품가를 최대한 인상해 초과 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하청을 받는 중소기업은 원청인 대기업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및 적정량의 부품을 납품함으로써 대기업의 합리적인 이익을 뒷받침해 서로의 승-승을 추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멘토링 문화의 정착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원청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들이 승승사고에 입각해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고, 기업 경영 전반을 협의해야 한다”며 “특히 대기업이 중소기업들에 대해 멘토 역할을 해 주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현재 한국을 중진국 라인에 올려놓은 성장 기조가 새로운 사회와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강한 ‘실행력’과 기억력을 더한 ‘근면성’으로 고도성장을 이뤄왔으나 이제는 시대의 발전에 따라 ‘정보력’과 ‘창의성’까지 겸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진국에 머물러 있는 한국은 현재를 기점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후진국으로 매몰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모두가 나의 승리만을 추구하기보다 적과 동지의 구분 없이 어느 누구라도 어느 선까지는 협력해야 하고, 서로 승-승 할 수 있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