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AR 2023, 게임업계 축제 한가운데서 [기자수첩]
신작 게임 장르 및 플랫폼 다변화 전략 돋보여…내년 ‘G-STAR 2024’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행사인 ‘G-STAR 2023’(이하 지스타)의 막이 내렸다. 첫 지스타 행사였던 만큼 기자로서도, 게임 유저로서도 기대가 큰 행사였다.
많은 박람회, 전시회 등을 다녀봤지만 벡스코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끄는 화려한 부스들과 출시 예정작 리스트에 넣어뒀던 게임들을 체험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시연장을 보며 참관객들과 마찬가지로 가슴이 뛰었다.
안타깝게도 기자는 취재를 위한 출장이었므로 참관객들과 같이 마냥 행사를 즐길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다양한 출시 예정작들을 직접 시연해 보고 이벤트에 참가해 양 손 가득 굿즈와 상품들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며 간접적으로나마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장르의 다변화를 꾀했다는 부분에서도 새로운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MMORPG 장르가 대세로 자리잡았던 지난 지스타와는 달리 △슈팅 게임 △던전 크롤러 △시뮬레이션 △스포츠 등 여러 게임을 시연회에 내세운 점에서 게임 업계가 기존의 노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을 꾀하고 있음이 피부로 와 닿았다. 온라인이 아닌 콘솔 장르가 선두에 나선 것도 그 같은 변화와 같은 맥락이다.
코스플레이어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이른바 ‘말딸’이라고 불리는 우마무스메 모바일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비롯해 오버워치, 슈퍼마리오, 리그오브레전드 등 온갖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들도 눈길을 끌었다.
세심하게 다듬은 머리카락 끝과 정교한 장신구들, 계절을 잊게 하는 의상 등 그들의 열정이 지스타를 한층 다채롭게 꾸며줬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중 가장 빛났던 이들은 바로 게임을 시연하는 참관객들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게임사 직원들이 아니었나 싶다.
3일 동안 지스타 행사장을 둘러보고, 행사장에서 기사를 작성하면서 가장 많이 마주쳤던 이들이 바로 부스를 지키던 직원들이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부스로 몰리는 참관객들의 동선이 꼬이지 않게끔 질서정연하게 줄을 세우고, 수십번 들었을 질문에도 친절한 얼굴로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았던 몇 순간을 꼽아보자면 지스타 첫날, 엔씨소프트의 LLL 시연장에서 참관객들이 시연하는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던 개발진들의 모습이 선명하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잡담이라도 주고받을 법한데도 일언반구 없이 수십여 개의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는 시선들에선 왠지 모를 압박감까지 전해졌다.
뉴노멀소프트 직원들의 고군분투 또한 기억에 남는다. 지하철 역에서부터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들의 QR코드 판넬을 목에 건 직원들은, 추운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일이 역 출구로 나오는 이들에게 목청 높여 외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중 관심을 보이고 다가가는 이들에게는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부스 위치를 여러 번 강조했다.
3일째 행사장을 방문했을 때는 그 직원의 목소리가 형편없이 갈라져 있었다. 부스를 홍보하기 위해 내내 목을 혹사한 탓에 쉬어버린 것 같았다. 얼마나 큰 소리로 자주 외쳤으면 목소리가 저렇게까지 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번 행사에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을 쏟았을지 가늠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행사장에서 눈에 보이는 고생을 한 직원들이 있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낮으로 고생한 직원들도 그 수가 적지 않을 것이다. 모 게임사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지스타를 앞두고 몇 주 동안 시달렸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한 지인은 “이게 사람 사는 게 맞는 거냐”란 말까지 남겼을 정도다. 지스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니 이제 사람답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계 안팎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보고 들으며 이렇게 게임이란 ‘자식’을 남들 앞에 훌륭히 내보이기 위해 각각의 팀이 불철주야 애쓰고 있음을 이번 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기사를 빌어 다시 한번 멋진 게임을 개발 중인 각 게임사와 안전한 행사 마련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주최 측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내년 지스타에는 또 어떤 게임들이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지 벌써부터 기대가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