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 양극재, 메탈가 하락 ‘늪’…“올해도 쉽지 않다”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LG화학, 양극재 적자전환 리튬가격 하락하며 재고손실 반영·판매손실 발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지난해 양극재 기업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인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자산 저평가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단 평이다.
양극재 기업, 전년比 수익성 저하…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적자전환
1일 각 기업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 LG화학 등은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 부문(양·음극재 사업부)은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73.4% 증가한 3조3618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 역시 전년 대비 19.5% 증가한 4조664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영업익에서는 적자로 돌아섰다.
LG화학 첨단소재 부문은 전지재료 외 전자소재, 엔지니어링 소재 부문 등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양극재 사업 적자전환에도 사업부 기준 적자는 피했다. 하지만, LG화학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익은 하락했다.
LG화학 첨단소재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7조4080억 원, 영업이익은 35.6% 감소한 5850억 원이다.
리튬 가격 고점 대비 85% 하락…재고평가손·판매손실 치명타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론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 니켈 등의 메탈 가격 하락이 꼽힌다.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기업이 보유한 원재료, 제품, 반제품 등 재고자산이 저평가를 받으면서 영업이익에 손실로 반영되는데, 올해 해당 저평가에 따른 기업의 손실이 컸던 탓이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의 재고평가손실 제외 영업익은 각각 652억 원, 285억 원 수준으로 모두 흑자로 예측됐다.
리튬 가격에 변동이 없었다면, 흑자를 기대할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양극재의 경우 제품 가격이 현 시점 원재료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면 판매하면서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고객사가 당장 구매하지 않고, 판가가 더 내려가길 기다리면서 수요 지연도 발생할 수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원재료가 급락에 따른 역 래깅(시차) 효과로 NCM523 제품의 판매 손실이 급증했다”며 영업이익 적자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6월(kg당 약 300인민폐) 소폭 반등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리튬가격은 kg당 86인민폐다. 3년 내 최고가(kg당 576인민폐) 대비 약 85.1% 낮다.
LG화학 “북미 중심 출하량 40% 성장”…엘앤에프 “하반기 가봐야”
이에 따라 업계는 리튬가격 전망을 중심으로 올해 실적 목표를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메탈가가 상반기 내 저점을 찍고, 올해 북미 고객향 중심으로 출하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물량기준 40% 성장이라는 연간 목표도 내놨다.
LG화학은 지난달 31일 진행한 2023년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1분기 양극재는) 큰 폭의 물량 성장이 예상된다.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2분기는 북미 물량 확대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엘앤에프는 비교적 시황을 보수적으로 보면서, 출하량 증가 시점을 비교적 늦춰 잡고 있다.
엘앤에프는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현재 (메탈가 및 판가) 시세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진다고 보긴 어렵다”며 “하반기로 가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거나 시세가 반등돼야 (출하 전망을 정확히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