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휘 “병립형 비례제, 참담한 심정” [풀인터뷰]

김찬휘 녹색당 대표 “선거연합정당…지난해 우리가 정의당에 역제안” “정의당, 녹색 의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강한 동력 얻을 것” “22대 총선 목표 의석 수…지역구·비례 합쳐 2석”

2024-02-03     이윤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녹색당

인지도는 미미하지만 녹색당은 2012년에 창당해 오랫동안 생태주의, 여성주의, 소수자 보호를 이념으로 활동해왔다. 그런 녹색당이 22대 총선, 정의당이 제안한 ‘선거연합정당’에 합류해 이달 3일부터 ‘녹색정의당’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룬다.

창당 이후 첫 원내진입 기회가 생긴 녹색당을 두고 <시사오늘>은 1월 3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당사를 찾아 김찬휘 대표에게 녹색당이 꿈꾸는 미래를 비롯해 총선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입답


- 녹색당을 설명해달라.

“녹색 정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은 항상 있었다. 그것이 공론화된 것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이다. 그 충격으로 인해, 이듬해인 2012년에 창당했다. 생태주의 정당이며, 기후위기와 불평등 차별에 맞서는 게 목표이다. 

녹색당은 전 세계에 100여 개 정도가 있다. 유럽의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아일랜드 등에서는 집권 여당 구성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세가 미약한 상태다.”

-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원내 진입과 세력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진보정당들과 기후 녹색 단체와의 만남에서 정의당이 6월 합당 또는 통합을 제안했다. 우리는 제안을 거절하고 연합의 방식으로 역제안한 것이 지금까지 온 것이다.”

- 당대당 합당이 아닌 정의당에 개별합류 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선거연합정당은 단 한 번도 진행된 적 없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항상 이뤄진다. 가장 최근 선거의 경우 불굴의프랑스, 녹색당, 공산당, 사회당이 연합해 NUPES(신생태사회인민연합)을 구성해 선거에 임했다. 

현재는 정당법상 연합정당을 만들기 어렵기에 대표단끼리 당명을 정하고, 녹색당이 합류해 두 달간 활동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 위성정당과 무엇이 다른가

“달이 위성이라면 지구라는 본성이 있어야 한다. 지난 총선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거대양당이 바깥에서 조종했다. 그에 비해 정의당과 녹색당은 본성이 따로 있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과거의 위성정당은 지역구 특혜를 보고 있는 거대 양당이 비례성을 파괴하며 등장한 것이고, 선거연합정당은 소수정당이 자기의 정당한 몫을 찾기 위한 연합이다.” 

- 정의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2년 순환제의 대한 생각은.

“정의당 전국위원들이 결정한 것이기에 존중한다. 과거 민주노동당을 포함해 진보정당에서는 오랫동안 논의된 문제다. 장점을 잘 살려서 구현해 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 지도부 구성은 어떤 방식인가. 

“당대표, 부대표(최고위원), 정책위원장, 사무처장 1대1구성이다. 전국위원회의 경우만 정의당38, 녹색당 26, 추후 들어올 세력을 위해 16명을 남겨뒀다.”

- 추후 다른 세력이 합류할 가능성은?

“지난해 민주노총이, 과거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대통합을 기획했으나 우리는 반대했다. 지금의 진보정당은 분열이 아닌 분화라고 생각한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다루지 못했던 의제를 우리는 다룬다.  

또 다른 제안으로는 지역은 놔두고, 비례연합만 같이 만들자는 의견이었다. 이런 방식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진보정당들도 여러 생각이 많을 것이다.”

- 당 몫으로 받는 비례순번은 몇 번인가.

“확정된 비례순번은 2번이다. 녹색당 후보는 3명인데, 몇 명이 들어갈지는 합의 사안이다.”

- 녹색당 출신의 지역구 출마 인원은?

“많이 나가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을 하려한다. 녹색당 출신으로 마포 갑 김혜미 후보가 출마했고, 기후 운동가인 청주 송상호 후보는 녹색정의당으로 입당해 출마할 것이다.”

- 정의당에 녹색당의 합류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정의당에서 녹색운동을 해왔던 사람들이, 선거 연합을 통해 당내 녹색 의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강한 동력과 외부지원 세력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 원내정당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은가

“우선 ‘한국발전공사법’이다. 한전에서는 더 이상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송전·배전·판매만 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전이 공공재생에너지를 확충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태양광 등을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시킬 계획이다. 

다음으로는 이미 허가된 석탄발전소라도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탈석탄법’을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의 석탄화력발전소는 현재 건설 중인 것을 포함하면 61개이다. 민간 대주주가 포스코인데, 탄소 배출의 12%를 차지한다. 그런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발전소를 또 짓고 있다. 

이어 ‘교통기본법’이다. 기자회견에서 대자보 정책을 발표했다. 

대중교통 자전거 도보를 합친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교통계획을 세우는 정책이 필요하다. 자동차를 덜 쓰게 만들어야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 병립형 선거제도의 움직임이 나온다. 

“지난 몇 년 간 시민단체 690개가 모여 ‘정치개혁 공동행동’을 했다.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기자회견만 50번은 한 것 같다.

참담한 심정이다. 촛불혁명으로 쫓겨났던 정당이 국민들을 겁박하며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할 경우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말하는 상황과, 민주당 역시 배포 있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 내년 총선 목표는?

“지역구 1명 비례 1명, 2석이다.” 

- 김찬휘 대표의 총선 비례대표 내지 지역구 출마의사가 있나?

“올해는 절대 없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작년 한 여론조사에서 기후 정치를 잘 할 것 같은 정당 2위 우리가 뽑혔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온도가  1.5도 오르는데 5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녹색정의당으로 힘을 합쳐 선거에 대응한다. 많은 관심을 모아 지지해주시면 기대에 걸맞도록 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