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론 우세…‘새로운 세력’에 대한 열망도 [설 민심②-4050세대]
설 민심 4050 남녀에게 들어보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총선을 두달 남겨둔 가운데, 설 민심이 주목된다. 지난해 말 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변화를 꾀한 국민의힘은 ‘86 운동권 청산론’을 내걸었다.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맞서 ‘정권 심판’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이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언론과의 소통을 피해왔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한 방송사와 90여분 간 대담을 가졌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 야당과의 관계 설정 등 민감한 사안에 관한 대화가 오고갔다.
<시사오늘>은 설 민심 이슈로 두 가지를 택했다. △ ‘86 청산론 vs 정권심판론’ 무엇이 우세할까 △ 윤석열 대통령 대담에 대한 평가다. 지난 8일부터 설 연휴 기간 시민들의 민심을 들어봤다. 20·30세대→40·50세대→60대 이상 순으로 전해본다.
“새로운 인물로 바꿨으면 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4050세대는 민주당의 주된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총선이라면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3%,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5%를 각각 기록했다. 이중 40대(54%), 50대(44%)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시사오늘>이 명절 동안 만난 4050세대의 답변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포착됐다. 질문은 받은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정권교체론에 표를 던졌다.
- 86 청산론 vs 정권교체론… 드는 생각은?
“‘정권심판론’에 공감한다. 대선 때 이재명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다 싫다. 딱히 선호가 없다. 보여준 것도 없고. 그런데 윤석열이 이재명보다 더 싫다. 국민의힘이 정권 가졌을때 (이명박·박근혜) 보여준 것이 가진자들 위한 것이기에 국민의힘 정권에 대한 반감이 있다. 민주당이 1당해서 윤석열 독주 막았으면 좋겠다.“ (서울 용산구 56세 ,김모 씨)
“정상적인 대통령이 아니다. 나라가 이상해지고 있다. 검찰공화국이 겁난다. 모든 요직에는 전문성이 없는 검사 출신들이 배치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 54세, 박모 씨)
“‘정권교체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지금 정부가 여론을 무시하고 모든 일을 진행하는 것 같다” (서울 40대, 최모 씨)
“‘86청산론’에 공감한다. 현실감이 떨어진다. 경제, 민생보다는 당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좋은 건 벤치마킹해야 하는데 흠집만 내려고 한다. 과거와 현재의 시대감각이 없다.” (인천 50대, 이모 씨)
“86세대 정치인들의 부패와 매너리즘은 대한민국 정치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스스로가 정의라고 여기는지, 권위주의에 맞섰으면서도 그 누구보다도 권위주의적이다”며 “60이 넘으면 뇌가 썩으니,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말을 본인들부터 실천했으면 좋겠다”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있었다.(인천 40대, 진모 씨)
한편, 취재 과정에서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불신을 넘어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는 열망도 감지됐다.
“새로운 인물로 가야 한다. 오래되고 낡은 인물보단 참신한 생각이 있는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회가 있어야 한다.” (인천 50대, 홍모 씨)
“굳이 따지자면 정권 교체론이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해내는 것이 아니라, 3지대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있다.” (부천 42세, 박모 씨)
대담?…“안 봤다, 보는 시간이 아깝다.”
윤 대통령 대담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면서 응답자들 대부분이 시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대담에 대한 평가
“안 봤다. 그거 보는 시간이 아깝다. 어차피 다 핑계 대고 둘러대고 솔직한 답변 안 할거 아니냐. 그 시간에 다른 유튜브를 보겠다. 그리고 정치는 죄다 안 좋은 이야기만 나오니까 기분도 썩 좋지 않다. 김건희 여사 국격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자꾸 논란돼 받아들이기 어렵다.” (서울 용산구 56세 ,김모 씨)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처가 문제와 관련해 남 탓하고, 변명만 하는 것 같다.” (서울 도봉구 54세, 박모 씨)
“(대담에서) 말한 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들은 잘 해나가고 있다. 다만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민주당의 억지에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대응도 하지 않았어야 했다.” (인천 40대, 진모 씨)
“라이브로는 안 봤다. 언론에서 비판하기에 하이라이트만 찾아봤다. 최악이었다 한편의 쇼를 보는 것 같았다.” (인천 40대, 이모 씨)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