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4월 위기설’ 기름붓는 미분양…충격 완화요법은?

지난해 말부터 미분양 증가…주택 수주 31% 급감 건설사 적자폭 확대…계열지원으로 위기 넘기기도 “금융권 번지지 않으려면 미분양 민간매입 독려를”

2024-03-05     정승현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서울시내의

총선 이후 중견 건설사 몇 곳이 무너진다는 ‘4월 위기설’이 도는 가운데 악성 미분양이 다시 늘면서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주택시장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데다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계 채권 규모가 2조원을 넘기기 때문이다. 위기를 연착륙시키려면 미분양부터 해결해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미분양 주택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미분양 물량은 6만3755호로 전월보다 2.0% 늘었다. 이중 악성물량인 준공후 미분양은 1만1363호로 4.7% 증가했다.

이에반해 주택수주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건설기성은 전년동월대비 17.6% 증가했지만 수주는 53.6% 감소했다. 특히 2022년말 발생한 부동산PF 위기이후 2023년 주택일감은 전년보다 30.5% 줄었는데 올들어 1월에도 32.1% 감소하며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또 올 만기 건설사 회사채 규모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간한 ‘2024년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및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에 이르는 회사채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000억원을 두배이상 웃돈다. 올 한해 전체를 놓고 보면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이상(9000억원) 는다.

 

미분양 리츠 등 국가리스크 차원서 관리 시급 

문제는 이처럼 미분양 증가세와 주택수주 감소세가 겹치면서 건설업계의 ‘4월 위기설’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총선 이후 몇몇 중견 건설사들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세움건설이 법원에서 회생절차를 위한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고 23일에는 경기도 가평 소재 선원건설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 

특히 올들어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는 건설업계에 큰 걱정을 안기고 있다. 주택 미분양으로 나타난 손실은 매입하지 않는 한 메우기 어렵다. 특히 준공후 미분양은 판매관리비를 계속 발생시키기 때문에 건설사 적자폭을 확대하게 된다.

이에따라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악화가 금융권 부실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악성 미분양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위해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미분양 리츠'를 조성하고 리츠에 투자하는 민간자본에 세제지원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제시된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적 재원 투입을 피하려면 정부가 미분양 매입 리츠를 조성한뒤 민간자본이 리츠에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있다”며 “민간자본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리스크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반등할때 매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업 리스크가 국가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다. 김 연구위원은 “민간사업자를 도와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는 건설사 유동성 문제가 금융산업 전반에 충격을 주는 일을 막는다는 국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