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진심’…통신사, ‘2024 월드 IT 쇼’서 기선 제압 [르포]
SKT, 최초 무선전화 서비스 ‘카폰’부터 ‘5G’까지 선보여 KT ‘AI 보이스 봇’, 상담처리율 150%↑…고객센터 혁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2024 월드 IT 쇼’ 이틀째인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는 첫날과 마찬가지로 IT의 현재와 미래에 관심을 두고 있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이번 쇼의 키워드는 ‘일상 속 변화’로, AI가 우리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기자는 쇼가 열린 첫날에 이어 이틀 연속 코엑스를 찾아, AI(인공지능)에 주력하고 있는 통신업계의 행보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SK텔레콤과 KT는 이동통신을 넘어선 AI 기술을 선보이며 제대로 된 변모를 자랑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40년 역사…무한한 AI, 그 너머로
SK텔레콤은 AI를 선보이기에 앞서, 이동통신 40년 역사를 자랑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을 한눈에 보여줬다. 이는 변화의 크기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던 장치인 것.
1984년에 출시된 국내 최초의 무선전화 서비스 ‘카폰’부터 최근의 ‘5G’ 상용화까지, 이동통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기술들이 전시됐다.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4G LTE 서비스는 고속·고화질의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 해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꾸었고, 이후 이어진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는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혁신을 끌어내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SK텔레콤은 통신을 넘어 AI 기술 분야에서 도약하고 있다. ‘글로벌 AI 컴퍼니’를 기치로 SK텔레콤은 AI 비서 ‘에이닷’을 시작으로 ‘SECURITY AI’와 ‘VET AI’ 서비스를 차례대로 소개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SK텔레콤 전시장에선 특히 SECURITY AI가 두드러진 존재감을 드러냈다.
SECURITY AI는 양자 기술을 활용한 AI 카메라 시스템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기술은 카메라 데이터를 강력하게 보호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많은 관람객들이 ‘SECURITY AI’ 부스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모니터 속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번갈아 보며 기술의 혁신성에 감탄하고 있었다.
특히, SECURITY AI의 기능 중 하나로, 폭력 상황이나 화재 등 위급한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해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 기술은 공공장소나 어린이집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ECURITY AI는 우리의 일상에서 안전과 보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양자 기술과 AI의 결합으로 더욱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KT ‘AI 보이스 봇’…고객센터 혁신을 이끌다
KT도 이동통신을 넘어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일상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AI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KT는 ‘AICT’(AI와 ICT의 합성어)로 변화하는 고객센터 ‘ACen’을 선보였다. ACen은 클라우드 구독형 고객센터 솔루션으로, 365일 24시간 고객을 응대해 주는 AI 보이스 봇이다.
KT는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 봇을 통해 상담 처리율을 높이는 노력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KT가 선보인 AI 보이스 봇은 행정안전부 데이터를 활용해 주소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일부 주소나 유의어·건물명만 말해도 인지할 수 있는 기능을 보여줬다.
주소지 확인을 위한 번거로운 과정 없이 고객이 간편하게 응대받을 수 있게 돼, 상담 처리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KT는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원활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AI 보이스 봇은 어려운 내용을 처리할 때 화면 입력을 통해 해결한다. 고객과의 대화 중 발생하는 어려운 내용을 감지, 화면을 통해 고객이 직접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 화면에 안내 사항이 표시돼 고객이 안전하게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또한, 긴 안내 사항이 필요한 경우에는 AI 보이스 봇이 웹페이지를 전송해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서비스는 상담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줘 반응이 좋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AI 보이스 봇은 상담 종료 후 주요 정보를 분석해 상담원이 상담 정보를 작성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도와준다. 이를 위해 △주요 키워드 △민원 키워드 △상담 요약 △상담 유형을 분석해 상담원에게 제공하게 된다.
KT 관계자는 “상담이 종료된 후에 상담원이 상담 정보를 작성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AI 보이스 봇이 제공하는 분석 정보를 기반으로 상담원은 상담 내용을 간편하게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상담원이 상담 정보를 작성하는 것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일”이라며 “AI 보이스 봇은 상담원과 고객, 모두에게 편리한 서비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복·단순 문의를 AI 보이스 봇이 응대하면서 상담원의 효율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KT는 AI 보이스 봇을 통해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의 혁신을 지속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날 KT 전시에 따르면 AI 보이스 봇 이용 고객사의 고객 발화 인식률이 평균 90% 올랐고, 상담 처리율은 150% 상승했다. 반면, 상담 연결 실패율은 72% 감소했다. 특히, 365일 24시간 운영한 보이스 봇은 완결 처리율 82%를 기록했다.
아울러 KT는 ‘원내비’에 AI 검색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GIS(지리정보 시스템)를 기반으로 하는 이 서비스는 자연어 표현을 이해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문장 형태로 인식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기존 내비게이션은 사용자가 말한 ‘키워드’만 인식해 문장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GIS AI 검색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문장으로 입력하는 경우에도 정확하게 인식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근처 약국 어디야?’ 또는 ‘음식점 주차 가능하고 예약할 수 있어?’와 같은 문장을 파악해 사용자에게 정확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
KT 관계자는 “원내비의 ‘근처’ 기준은 사용자 위치 기준으로 5km 이내”라며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