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술’ 돌입한 이마트, 반등 신호탄 쏠까

본업 경쟁력 극대화 위해 ‘통합 이마트’ 출범 정용진 회장, 조직 개편 등 체질개선 드라이브

2024-04-19     안지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마트가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시동을 걸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18년 만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조직 합병, 대규모 행사 등도 연이어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할인점으로 대표되는 본업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한 회사가 됐다. 지난 16일 두 회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관련 공고 이후 주주·채권자 의견 청취 등을 거친다.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고,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한다.

하나가 된 ‘통합 이마트’는 통합 매입과 물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하는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협력업체 입장에서도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마트와 협력사 모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여력도 커진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상품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노린다.

이마트는 통합 물류를 통한 운영 효율도 높인다. 기존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비슷한 지역 안에 있는 물류 센터를 통폐합해 효율성을 키울 수도 있다.

이번 합병은 지난해 9월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양사 대표를 겸임한 이후 추진해왔던 통합 시너지 창출을 크게 확대하기 위해서다. 통합 이마트는 올해 통합 매입을 위한 조직 정비 등 기반을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양사의 통합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협력업체에게도 이득이 되고 궁극적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는 ‘모두를 위한 통합’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통합 이후 유통 노하우를 총동원한 ‘가격 역주행’ 행사를 펼친다. 할인점의 본질은 가격이고, 최저가를 표방하는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다시 이마트를 찾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생활필수품 60개 품목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다. 그 중 29개 품목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가 공동으로 론칭하며, 8개 품목은 이마트24까지 이마트3사가 동시에 판매한다.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도 실시한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조직 쇄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 회장은 승진 이후 단행한 그룹 차원의 첫 쇄신 인사로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을 택했다. 지난 2일 신세계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 대신 허병훈 신임 대표를 그 자리에 앉혔다. 영업본부장과 영업담당도 함께 경질했다. 이마트 사상 첫 연간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신세계건설의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까지 바꾸면서 신상필벌의 인사 원칙을 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달 8일 승진했다. 신세계 측은 정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군살을 빼기 위한 구조조정에도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여기엔 기본급 40개월 치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 원의 생활지원금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비용을 감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이마트가 계열사 합병·구조조정 등을 실시하는 데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이번 합병을 통해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소싱을 통해 영업이익 기준 약 1500억 원 수준의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통합 소싱 효과에 물류 등 기능 통합에 따른 비용 효율화까지 더해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통합 소싱·비용 효율화는 내년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실적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동반되는 일회성 비용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국내 유통 산업 내에서 이마트의 경쟁력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