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지났다” LG생활건강, 실적 회복세 어디쯤?

中 시장·면세 채널 실적 회복세…시장 기대감↑ 증권가 “실적 반등 위해선 ‘더후’ 의존도 줄여야”

2024-04-22     김나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LG생활건강이 1분기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대(對)중국 영업이 정상화되면서다. 다만 ‘더후에 웃고 더후에 우는’, 편향된 매출 구조는 여전히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 판매, 구재고 조정 등 중국 시장 내 영업이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일본, 동남아 지역에서 ‘힌스’와 ‘더페이스샵’이 판매 호조를 띠며 실적 회복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쿠팡과의 거래가 재개된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1월 LG생활건강은 약 4년 9개월 만에 쿠팡과의 불화를 딛고 로켓배송 직거래를 재개한 바 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바닥은 확인했다”면서 “이제부터는 회복 속도가 관건이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 1분기, LG생활건강은 실적 사이클의 그 어디쯤 지나가게 될까.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조7021억 원, 영업이익은 11.4% 줄어든 1293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중국시장 회복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올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320억 원에서 5690억 원으로, 내년은 5680억 원에서 6130억 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정지윤 연구원은 “생활용품 부문에서 1분기에 쿠팡과의 직거래가 재개된 만큼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포함, 에프앤가이드 집계 LG생활건강의 2024년 1분기 실적(연결 기준) 전망치는 매출 1조7055억 원, 영업익 1295억 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 증가, 영업익은 11.3%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선 지난해 진행한 스킨케어 브랜드 ‘더후’의 리브랜딩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실적 반등을 위해선 중국시장과 ‘더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한 회복”이라며 “최악은 지났으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만한 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중국 확장 성과, 미국 정예화 효과, 중국 사업 효율화, 비면세 채널 다변화 정도에 따라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아직은 전사 성장이 ‘더후’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라며 “이것이 변화되는 게 확인될 때 주가의 유의미한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주 수입원이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나뉘는데, 그중 화장품이 가장 많은 실적을 내고 있다”면서 “화장품 매출의 50% 이상은 ‘더후’에서 나올 만큼 중요한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면세 채널 회복세다. 중국 여행객의 화장품 수요가 상승하면서 면세 매출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메리츠증권은 LG생활건강의 1분기 면세 매출이 이전 분기 대비 약 60%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한국투자증권은 80% 회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DB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의 면세 매출이 지난 1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반등에 성공, 실적 개선에 선반영되면서 업종 밸류에이션 또한 상승했다고 분석하면서 목표주가를 32만 원에서 4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최근 증권가에서 ‘최악은 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은 반등이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지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LG생활건강은 전거래일 대비 1만1500원(3.10%) 상승한 38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분기 실적 회복세와 기업 밸류에이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속해서 주가가 오르려면 매출 의존도가 높은 ‘더후’ 브랜드와 중국에서의 리브랜딩 성과가 확인돼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