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자금수혈에 건전성 속도내는 금융지주 저축은행…중소사는 M&A설 ‘솔솔’

우리금융저축銀, 1000억 규모 유상증자 단행 IBK저축은행도 기업은행서 1000억 지원 받아 자금동원력 탄탄한 금융지주…자본적정성 강화 소규모 저축은행간 인수 합병 가능성도 제기돼

2024-06-06     우한나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저축은행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 등으로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급증한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모기업의 여력이나 규모가 작은 중소형 저축은행의 건전성 악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금융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을 둘러싼 건전성 우려에 따른 조치다. 문제는 저축은행간 규모차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기업의 지원이 있는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은 빠른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형 저축은행은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계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납입 예정일은 10일이며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구조 변동은 없다.

이번 유상증자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본완충력은 한층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3월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3.8%다. 이번 1000억원의 증자규모는 3월말 기준 자기자본(1727억원)의 57.9%로 해당 증자규모를 단순 추가할 경우 BIS자기자본비율은 21.2%까지 개선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는 부정적인 영업환경에서 잠재부실에 대한 우려와 수익성 하향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완충력이 크게 개선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측은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관리를 위한 정책성 대출 중심의 영업을 통해 대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확대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개인신용대출 등 점진적인 영업자산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IBK저축은행도 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의 예수금 1000억원 지원으로 자본적정성을 높였다. 서민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예수금 지원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BIS자기자본비율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K저축은행은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서민금융 상품의 다양화와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햇살론, 사잇돌2, 중금리신용대출 등 정책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는 서민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금융지원도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금력이나 포트폴리오 개선 측면에서 중소형 저축은행을 앞서가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계는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른 이자비용 급증과 부동산PF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었지만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KB·신한·하나·NH·우리금융)은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주계열 저축은행은 모기업의 자금동원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대량 출자나 증자가 가능한 점에서 건전성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신 “이는 자금력의 차이일뿐 대형과 중소형의 건전성 관리가 서로 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헀다.

일각에선 부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인수합병(M&A) 성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경영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대책 마련이 어렵다면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은 M&A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대해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 자체가 쉽지는 않아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각자 원하는 가격을 조율하고 얼마에 채권을 살것인지,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은 어느 정도인지 등 모든 평가가 이뤄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