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소상공인 위탁보증’ 끝났지만…자꾸커지는 부실률에 우려하는 시선

올 1분기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 14.8% 운용배수 6.8배…보증관리는 안정적인 수준

2024-07-16     우한나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의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이 급증하면서 재정 악화 우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보는 정부에 사업비 추가지원 요청과 회수절차 등을 통해 부실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반보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 관리를 위해 정부에 사업비 추가지원을 요청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은 올 1분기 기준 14.8%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이 처음 도입된 2020년에는 부실률이 0.2%에 불과했으나 △2021년 1.7% △2022년 3.9% △2023년 13%로 급증한 것이다. 신보가 소상공인 위탁보증을 통해 이행한 보증 규모는 약 7조4300억원에 달한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신보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소상공인 대출에 보증을 서는 제도로 2020년 5월부터 2022년 1월까지 공급됐다. 신보의 보증을 통해 소상공인들은 최대 4000만원까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부실 발생시 신보가 대신 변제하게 된다. 부실률 증가가 신보 재정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기존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이 8%로 예상된 것에 비해 훨씬 큰 부실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소상공인들의 경영여건이 나아지지 않아 빚 갚을 여력은 줄어들고 고금리로 경제 사정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반 보증 대출보다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만 신보 측은 이미 공급이 끝난 상황에서 최근의 부실률 증가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신보 관계자는 “소상공인 위탁보증 공급이 2022년 1월 완료된 상태라 누적공급부실률은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며 “공급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분모인 공급액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부실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업을 처음 도입할 때 예상했던 규모보다 대위변제 금액이 급격하게 불어나자 일각에선 신보의 예산 부족을 우려하기도 한다. 신보의 설립 목적은 담보능력이 약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채무를 보증해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하는 것인데 정작 보증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증 지원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이유다.

신보 측은 전체 보증 운용배수(기본재산 대비 대출 보증잔액의 비율)가 높지 않은 상태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보증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보 관계자는 “소상공인 위탁보증 리스크가 커진다고 일반보증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운용배수가 6.8배로 높지 않기 때문에 일반보증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은 한시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하는 용도로는 유용하지만 상환 시점이 도래할 때까지 차주의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에게 금융지원만 지속한다면 차주의 부채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환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금융지원을 해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이 될 수 있다”며 “소상공인의 채무상환능력과 지속가능성을 평가해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경우 신보가 보증심사를 한 게 아니라 은행에 위탁했다”며 “보증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부실률이 커졌지만 신보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이미 끝난 사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증받은 사람들이 적기에 상환하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