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4만 대 명맥 지켜라’…첫 부분변경 K8의 커지는 부담감 [장대한의 데:자보]
기아 K8, 올 상반기 판매량 1만2478대 그쳐…전년比 반토막 연 4만 대 판매 지속 ‘빨간불’…부분변경 효과로 분위기 전환 신차급 변신 통해 세단 주목도 높여…하이브리드로 판매 속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K7의 계보를 이으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K8에 만만찮은 중책이 주어졌다. 올해 유례없는 판매 부진 위기 속 첫 부분변경 단행을 통해 분위기 반등을 이뤄내야하기 때문이다. K7부터 K8까지 유지해 온 연간 4만 대 판매 볼륨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귀추가 쏠린다.
12일 기아 판매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K8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만24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4% 감소했다. 판매량이 정확히 반토막난 셈으로, 이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2만5000대 판매를 넘기 버거운 상황이다. 7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간 대비 52.4% 감소한 1만3632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다.
시장이 바라보는 K8의 부진 원인은 간단하다. 지난 2021년 첫 출시 이후 3년 넘는 시간을 지나며 모델 노후화 본격화 구간에 접어들었단 게 그 이유다. 3년 반 가까운 시간 동안 연 4만 대 판매량을 지켜오며 선전한 점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올해만큼은 한계점에 도달해 위기에 처한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도 K8의 입지 축소를 부추긴다. K8이 속한 준대형 세단 시장은 국내외 내로라하는 프리미엄 세단 모델들이 즐비하단 점에서 수요 확대에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 들어선 시장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면서 시장 볼륨 자체가 줄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례로 시장 대표 모델로 통하는 현대차 그랜저조차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7.0% 줄어든 3만3370대에 그쳤다.
기아는 이에 맞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카드로 부분변경 모델 '더 뉴 K8'을 꺼내들었다. 모델 노후화에 따른 부진 고리를 끊고, 신차 효과 반등세를 누릴 수 있는 필승 카드인 셈이다.
특히 기아는 최신 디자인 정체성을 반영한 혁신적 내외관 이미지를 통해 신차급 변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여기에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를 지원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열선 및 살균 기능을 포함한 양문형 콘솔암레스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본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 △제어기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등 첨단 편의 사양을 강화해 상품성 제고를 이뤘다.
이러한 자신감은 연 생산 목표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K8 부분변경의 판매 목표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연 국내 생산 목표를 6만5000대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판매 확대 모멘텀을 확보하고, 내년 본격적인 생산 및 판매 확대 체제를 구축하겠단 의지로 읽힌다.
올해는 당장 반토막 이상의 낙폭을 줄여가며 그간 유지한 연 4만 대 판매에 근접한 실적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오는 9월이나 10월 중 하이브리드 모델 출고까지 이뤄지면 판매 증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출고가 본격화되는 10월부턴 K8 판매 확대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K8 전용 구매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구매 부담을 소폭 줄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한편 K8은 연내 내수 누적 15만 대 판매 달성 위업도 넘보고 있다. 누적 15만 대 판매까지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단 1만800여 대를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