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해준다더니 또 돈 내라고?”…여행사 티메프 보상 정책에 고객 뿔난 이유
여행이지, 티메프 환불 조치 관련 소비자 볼멘소리 나와 여행이지 내 동일 상품 결제해야 피해 보상 ‘포인트’ 제공 사측 “어려운 상황 속 책임감으로 마련한 그룹 보상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일부 여행사가 대신 환불을 진행하는 가운데, 소비자로부터 이중결제를 유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행사 측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마련한 최선의 보상책이란 입장이다.
13일 <시사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교원그룹의 여행부문 여행이지는 티메프 사태 관련 보상을 지원하면서 이중결제를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티메프에서 결제한 여행 상품을 환불 받으려면 홈페이지 내에서 같은 상품을 한 번 더 결제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단 이유에서다.
티메프에서 여행이지 상품을 구입했다는 A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티메프는 중개업자이므로 환불은 여행이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행도 못 갔는데 환불을 받으려면 여행이지 홈페이지에서 같은 상품을 한 번 더 결제하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두 번 결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보상 역시 현금이 아닌 교원그룹의 포인트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불만을 키우는 상황이다.
A 씨는 “이중결제를 했을 때 돌아오는 건 현금이 아닌 포인트라는 점에서 적절한 보상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교원그룹은 지난 7월 말 티메프에서 여행 상품을 구매했다 최종 환불을 받지 못한 고객 9000명을 대상으로 교원그룹 전 계열사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로 보상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여행이지는 의도적으로 이중결제를 유도한 것은 사실이 아님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여행이지 역시 티메프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었음에도, 고객 신뢰를 위해 최선의 지원책을 마련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도의적인 책임을 갖고 6~7월 피해 고객들은 모두 무리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8월 이후 예약 고객들의 여행비까지 모두 보상해야 하는 상황은 여행사들에게 존폐가 걸린 얘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포인트 지급 보상안은 그룹차원에서 8월 이후 예약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지원책”이라며 “포인트 사용 관련 세부안은 추후 추가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