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사, 다음 먹거리로 BaaS ‘낙점’…이유는? [권현정의 이런E저런E]
LG엔솔, 배터리관리 토탈브랜드 ‘비.어라운드’ 출범 SK온도 4년 전부터 배터리 데이터 확보 등 나서 ‘배터리 안전 진단, BMS만으론 부족’ 인식 생겨 전기차, 배터리 중고시장 등서 잔존가치 정보 수요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에너지(Energy) 업계 내 ‘이 사람 저 사람’(이런 이 저런 이)의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들을 그러모아 한데 꿰어보려 합니다. 손에 안 잡히는 수치나 전문용어로 가득한 설명문보다는, 사람의 목소리로 전했을 때 더 선명하게 보이는 현장도 있지 않을까요.
배터리사가 배터리 진단, 관리 등 배터리 서비스(BaaS) 사업에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화재 사고 우려, 배터리 전 생애주기 시장 개화 등으로 배터리 상태 진단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섭니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BMTS(배터리 관리 토탈 솔루션) 브랜드 ‘비.어라운드’(B.around)를 론칭했습니다. BMTS는 배터리의 상태 및 잔존가치를 진단하는 기술의 총칭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브랜드 론칭으로 자사의 BMTS 솔루션 판매를 더 본격화한다는 계획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안전진단 및 퇴화·수명 예측 솔루션 △BMS 하드웨어 관리 솔루션 △차세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플랫폼을 위한 솔루션 등 B2B 향 BMTS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진단 및 퇴화·수명 예측 솔루션의 경우, 안전 진단 검출률 90% 이상, 퇴화 진단 오차율 1% 등 성능 면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9개 전기차 브랜드에 실제 공급도 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의 말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BMTS 기술은 안전 진단 기술과 퇴화 예측 기술에 특화돼 있습니다. 안전 진단, 예측과 관련해선 현재 자사 기술이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SK온 역시 ‘다음 먹거리’로 일찍이 BaaS 사업을 점찍은 바 있습니다. SK온은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기 기업 SK시그넷과 손잡았습니다. 전기차가 충전을 시작하면, 운전자에게 SK온의 자체 BaaS AI를 통해 분석된 배터리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골자였습니다.
물론, 론칭 등 소식은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SK온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도 BaaS 관련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언급할 만큼 여전히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SK온 관계자의 말입니다.
“SK온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BaaS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배터리 데이터 수집 및 평가·분석 △B2B 및 B2C 배터리 모니터링 앱 서비스 개발 △배터리 잔존가치 진단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이처럼 각 배터리사가 배터리 서비스 관련 기술 확보 및 사업화에 나서는 이유로는 우선, 안전관리 측면이 꼽힙니다. 현재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기업 및 소비자에게 생기고 있단 겁니다.
현재도 운전자는 배터리 상태 정보를 각 차량에 탑재된 BMS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앱과 연동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가 배터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상태 정보가 클라우드가 아니라 각 차량에서 활용되는 데 그치거나 각 제조사 수준에서 저장 및 분석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습니다. 데이터의 절댓값이 부족하면 진단 기술 성장도 제한될 수 있단 겁니다. 이런 인식이 학계뿐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에도 공유되고 있단 게 업계 판단입니다. 한세경 경북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의 말입니다.
“최근 배터리란 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품이란 인식이 생기고 있어요. 사고도 많이 나면서 BMS 혼자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BMS는 결국 자동차 안에 달린 로컬 장치고, 자동차 안에서 모든 걸 끝내는 장치고, 제조사 의존적이고. 이런 지점에서 공감이 생기니까 전기차 배터리 관리에도 ‘챗지피티’ 같은 시스템이 필요한 것 아니냔 얘기가 나오고 그런 거죠. 외부 클라우드나 성능 좋은 알고리즘 등이요”
안전진단 뿐 아니라 잔존가치 판단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전기차 중고시장에서 그렇습니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B2C 배터리 관리 서비스인 ‘비-라이프케어’ 이용자에게 ‘인증서’를 발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자신이 운전하는 전기차의 배터리 상태를 안전한 운행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 팔 때도 활용할 수 있게끔 한단 아이디어입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 A씨의 말입니다.
“BaaS 서비스 추진 이유라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서죠. 배터리의 안전한 사용이 전기차의 안전한 사용과 직결되니까요. 중고거래를 할 때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겠고요. 전기차 관리 뿐 아니라 판매도 원활하게 하게끔 하는 서비스인 거죠”
향후 도입될 예정인 배터리 배터리 이력관리제나 향후 개화할 전망인 배터리 중고 판매, 재사용, 재활용 시장 등에서도 배터리 잔존가치 정보는 유효하게 활용될 전망입니다. 한세경 교수의 말입니다.
“지금까진 전기차 시장 자체가 덜 여문 상황이었고, 이 때문에 배터리도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이란 인식이 있었다면, 이제는 배터리가 일개 부품만은 아니라는 체감과 경험이 쌓이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중고로 판매한다든지 재활용한다든지, 재사용한다든지 할 수 있단 인식과 뭘 하든 이력 정보가 필요하단 인식이 생기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