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기술 자신감에 연구소 빗장 풀었다’…현대모비스 ‘R&D 테크데이’ 가보니 [르포]
캐즘에도 전동화 위축 없다…신기술·볼거리 늘어난 ‘테크데이’ 지난해 12월 문 연 의왕연구소서 개최…차세대 전동화의 요람 2~3년 내 상용화 목표 ‘65종’ 신기술 선봬…박람회 못지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모비스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2024 R&D 테크데이'를 통해서다. R&D 테크데이는 격년 단위로 열리는 고객사 대상 행사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언론에도 빗장을 풀었다. 그만큼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 결과에 자신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날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 1층에서 열린 전시회엔 총 65종의 신기술이 대거 전시됐다. 현대모비스가 향후 2~3년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전동화 기술들이 주를 이뤘다. 65개 기술 중 15개는 세계 최초 공개란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캐즘이라는 비우호적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구진들이 차질 없는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한 결과로, 향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발판을 놓는 데 여념이 없는 셈이다.
소개된 총 65종 기술 중에선 전장부품이 21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율주행과 첨단 센서류, 주차지원 시스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커넥티비티를 아우르는 인포테인먼트 신기술이 주를 이뤘다. 주요 제품으로는 인식 및 탐지거리를 늘린 고성능 이미지 전방 레이더와 경량화를 이룬 원칩 기반 레이더, 저조도와 악천후 등의 환경에서도 인식 성능을 높인 ADAS용 적외선 카메라, 차량 케어에 특화된 생성형AI, 밀티뷰 기술과 시야각을 넓힌 3D 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전동화 부문에선 현대모비스가 역점을 두고 키워 온 '인휠모터' 기술이 꼽힌다. 각 바퀴에 모터와 제어기를 넣어 개별 구동이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실증차 모비온의 크랩주행이 가능한 배경이다. 이 외에도 도심 운송에 특화된 소형트럭용 차세대 구동시스템 'e-Beam', 고전력 밀도와 충전용향을 높인 22kW 양방향 ICCU 등도 현대모비스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안전 및 섀시분야의 대표 기술로는 충돌 시 뇌상해를 저감시켜주는 동승석 에어백과 HD LED를 적용해 도로 위의 주변 상황들과 소통하며 적절한 정보를 표출하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3세대 회생제동시스템, 후륜조향시스템 등이 소개됐다. 특히 후석 승객을 보호하는 에어백 뿐 아니라 미래 PBV 차량에 맞는 에어백 패키지를 통해 안전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
행사를 찾은 협력사 관계자들은 각 기술 부스에 배치된 현대모비스 담당자의 설명을 귀담아 들으며, 주요한 내용들을 메모장에 분주히 적어갔다. 미디어 못지 않은 취재 열기로, 이 역시 현대모비스의 우수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부스마다 모니터를 둬, 작동 원리 등에 대한 영상으로 이해를 돕는 점 역시 만족스럽다. 행사 준비와 전반적 운영은 대규모 기술 박람회 못지 않게 성의가 느껴졌다.
직접 테크데이 현장을 와보니 올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0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전동화와 전장 분야 등에 집중 투자했단 회사 측 설명에 수긍이 간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모빌리티 트렌드에 맞는 선행 과제 추진과 탄력적인 연구개발 문화, 우수인재 육성 및 대규모 투자 등이 빛을 발했다"고 부연했다.
전시회 장소인 의왕연구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한 관계자는 "의왕연구소는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을 위한 혁신 거점으로, 지난해 12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며 "설계 뿐만 아니라 생산 기술과 품질 관리까지 모든 게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록 조성돼 차세대 전동화 기술의 요람으로도 불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