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 선 건설사 대표, 전중선 사장 유일… ‘대기업 갑질’ vs ‘물류센터 불황’ 팽팽 [2024 국감]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7일 국회 국토위 증인으로 서 시공사 포스코이앤씨·시행사 알앤알 준공 지연 책임 공방 김정재 “신의성실의 원칙 따라 사업 진행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소환된 건설업계 CEO로는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유일하다.
전종선 사장은 ‘시행사-시공사 간 갑질’ 건으로 지난 7일 국토위, ‘광양 베이센트 하자’ 관련 문제로 같은 날 산자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국토위 국감에만 참석했다.
국감에선 포스코이앤씨와 알앤알물류 사이 벌어진 평택물류센터 준공 지연 책임 공방과 관련해 전중선 대표를 향한 질의가 있었다.
이날 오전·오후 국토위 국감 질의 시간 대부분이 윤석열 대통령 처가를 둘러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등 정치적 사안에 집중돼, 전중선 대표에 대한 질의는 감사 개시 약 7시간 반 만에 이뤄졌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2월 알앤알물류와 해당 물류센터에 관한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약속된 책임준공 기한은 23개월로, 2023년 3월 15일까지 완공하도록 됐다. 그런데 2023년 8월과 2024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책임준공 기한이 연장돼 공사완료 목표일이 변경됐다. 최종적으로 공사는 올해 2월 완료됐다.
시행사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만기 상환일이 공사 완료 1개월 뒤인 지난 3월까지였다. 이에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1250억 원 상당 금액의 대위변제를 진행하고 8일 뒤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PF 채무를 갚아준 대신 대출 계약 담보로 제공된 시행사의 주식 소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알앤알물류 측은 포스코이앤씨의 행태에 대해 ‘경영권 찬탈’ ‘대기업의 갑질’이라 비판하고 있다. 거듭된 공사 기간 지연으로 물류센터에 입주할 임차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포스코이앤씨와 알앤알물류 간 불거진 갈등과 관련해 여야를 불문한 다수 의원이 대기업 시공사의 경영 태도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충남 천안갑·재선)은 전중선 대표를 향해 “공사가 제때 완료해야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고 금융 상환도 될 텐데, 공기가 여러차례 지연돼 시행사가 상환을 못 하게 됐다. 포스코이앤씨는 대위변제를 진행한 대신 시공사의 주식을 다 가져갔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인 시행사의 것을 뺏어간 이런 행위는 깡패들이나 하는 일 아니냐”고 비판했다.
전 대표는 “PF사업에서 시행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한 경우 대위변제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고 주장했으나, 문 의원은 “중소기업간에는 있었지만, 포스코이앤씨 같은 대기업이 시행사 주식을 통째로 뺏어간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재차 반박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알앤알물류 주식과 시행사 대표 토지를 가져간 것이 적절한 행동인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이헌승 알앤알물류 대표는 “최초 공사비 1386억 원을 비롯해 자재비·인건비 상승 및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 포스코이앤씨가 받겠다고 주장한 금액은 2000억 원이 조금 넘었다”며 “유수의 감정평가원으로부터 세 차례 감정평가를 받은 결과 물류센터 평가금액이 2700~3000억 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2000억 원 상당 받야아 할 포스코이앤씨가 2700억 원 상당의 물건을 다 가져가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냐”며 “시행사와 공생하는 것이 같이 계약한 업체로서의 자세 아니냐”고 전 대표를 질타했다.
전 대표는 “사측은 물류센터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을 2623억 원으로 책정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물류센터 가치를 2700~3000억 원 상당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시장은 물류센터 공급 과잉 상태로, 실제 가치는 그보다 훨씬 낮다”고 반론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갑·4선)은 “반복된 공사지연으로 물류사가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때문에 평가액이 낮아졌다고 본다”며 “약속한 기간 내에 완공해 분양에 성공했다면 평가액보다 시세가 더 높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어 “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소형·영세 물류 사업자가 대기업과 계약을 맺으려 하겠냐”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물류센터가 정말 27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면 디파이낸싱할 필요 없이, 물류센터를 담보로 1250억 원을 빌릴 수 있었을 거다. 파이낸싱이 안됐던 이유는 물류센터 시황 악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대출 상환이 어려웠던 이유가 ‘물류센터 불황’이라는 주장에 적극 반박했다. 그는 “불황이라 말한 시기임에도 불구, 물류센터는 많은 임차의향서·임차확약서를 받았다. 사용승인 직후 임대차 문의만 30건 이상 들어왔다. 그 문의를 다 합하면 상온창고 4번을 채우고 남을 정도의 물량이었다”며 “공사기간 지연 사실이 알려지고 임차인이 다 도망간 것에 대해 회사가 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구·3선)은 “불행한 것은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포스코이앤씨가 대위변제 후 작은 시행사 주식을 다 빼앗아 갔다는 것”이라며 “현행법 위반 사실은 당연히 없겠지만,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부산 연제·3선)은 물류센터 사업 진행 과정에서 벌어진 감리 직원 폭행 치사 사건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공사 지연 사실을 알게 된 한 감리 직원의 항의가 있던 중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시공사 현장 직원의 감리 직원 폭행 치사 사건은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국토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회사 차원 재발방지 대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해 “2022년 말 송년회에서 개인 간 갈등 끝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해당 사고는 공기 지연 문제와 상관없이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불미스럽게 벌어진 일로, 회사에서 해당 직원을 징계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