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자산 경량화 통해 신사업 투자 발판 [부진돌파 석화②]

자산 경량화·투자조정 당면 과제…확보 자금은 신사업으로 2030년까지 정밀화학 ‘그린소재’ 4조 원, 수소 5조 원 투자

2024-10-13     권현정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3년 째에 들어선 모습이다. 중국 발 공급 부담은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황 반등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을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유효한 신시장 발굴이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거란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신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롯데SK에너루트가

롯데케미칼이 내년 자산 경량화 마무리를 통해 신사업 투자에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밑그림에 이목이 쏠린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수소에너지, 정밀화학 그린소재, 전지소재 등 신사업에 투자한단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당면 과제는 자산 경량화다.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자산 매각을 통해 2조3000억 원의 잉여 현금을 더 마련한단 계획이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미 매각 대상을 구체화한 상태다. 투자자도 접촉 중이란 설명이다.

자산뿐 아니라 투자에서도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올해 투자를 순연 등으로 조정해, 내년까지 총 1조9000억 원의 잉여 현금을 마련한단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올해로 예정됐던 울산공장 내 PET 화학적 재활용 시설 준공을 오는 2027년으로 미뤘다. 최근엔 전지소재 부문 스페인 공장의 기계적 준공 시한을 기존 2025년 말에서 2027년으로 늦추기도 했다. 올해 약 1500억 원이 투자 조정을 통해 확보될 예정이다.

마련된 투자금은 신사업 투자로 돌린단 게 롯데케미칼의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사업 부문을 5개 단위로 재편하면서,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정밀화학 등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중심 전지 투자 일부가 순연됨에 따라, 정밀화학 부문과 수소 부문 투자 로드맵에 눈길이 쏠린다.

정밀화학 부문 투자는 롯데정밀화학의 ‘스페셜티’ 부문인 그린 소재 부문에 집중될 전망이다. 그린 소재 부문에선 나무와 목화 펄프를 원료로 하는 친환경 소재 ‘셀룰로스’를 생산한다.

해당 부문에선 이미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투자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2분기 롯데정밀화학의 그린소재 사업부문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7.4% 증가한 1402억 원을 기록했다.

증설 투자도 진행 중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790억 원을 식의약용 셀룰로스 인천 공장 증설에 투입한다.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정밀화학 부문에 4조 원을 투자, 부문 매출을 기존 1조4000억 원에서 5조 원 수준으로 확대한단 목표다.

수소 부문 투자는 아직 시장 자체가 개화하기 전인 만큼, 다양한 밸류체인 선점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우선, 다양한 합작사를 통해 시장에 진출한단 기획이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 합작법인 롯데SK에너루트(이하 에너루트) △롯데케미칼과 에어리퀴드코리아 합작법인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이하 에너하이) 등이 대표적이다. 에너루트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설치 및 운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에너하이는 수소출하센터 등 국내 수소 공급과 유통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롯데정밀화학 케미칼 부문도 수소 투자에 나선다. 해외 청정 수소 및 암모니아 국내 도입이 골자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암모니아 유통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모니아에서는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수소 부문 전체 투자는 5조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매출은 기존 5000억 원에서 4조 원으로 성장시킨단 포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수소는 우리만 사업에 진출한다고 되는 건 아닌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며 “수소 생태계가 열렸을 때를 대비해 계획대로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